KIST·연세대 연구팀, 혈액검사 혈액량 100분의 1로 줄이는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혈액검사 시 필요한 혈액량을 100분의 1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눈물, 땀, 소변 같은 다른 체액에도 적용해 여러 질병 진단이 가능하다. 병원 중심 진단 체계를 환자 중심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서정목 생체재료연구단 박사팀이 이태윤 연세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혈액·단백질이 묻지 않는 표면을 구현하고, 그 위에서 체액을 수십 마이크로리터(㎕·100만분의 1리터) 단위로 분배하는 바이오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1㏄ 미만의 소량 혈액·체액만으로 동시에 여러 질병을 진단하거나 환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수 코팅된 표면 위에서 혈액, 눈물, 땀, 소변 같은 체액을 물방울(액적) 형태로 이동시키고 제어해 필요 시료량을 감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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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유성 표면 구현 및 액적 제어 기술

연구팀은 신축성이 있는 실리콘 소재 위에 기능성 접착제, 나노입자를 스프레이 코팅했다. 표면장력이 낮은 기름·단백질을 포함한 혈액, 생체 시료에도 젖지 않는 초발수성·발유성 표면을 형성했다.

진공흡입장치를 이용해 이 표면 위에서 여러 액체를 방울 형태로 이동시키거나 수십 ㎕로 분배할 수 있는 '미세 액적 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의 미세 패턴에 혈당, 요산, 젖당 농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물질을 처리했다.

이렇게 하면 단 한 방울의 혈액만으로 혈당, 요산, 젖당 농도를 정밀 검출할 수 있었다. 혈당 농도를 측정해 실제 당뇨 여부를 판단하는 데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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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목 KIST 박사

서정목 박사는 “혈액검사 시 필요한 혈액량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소량 혈액만으로 환자의 건강 상태나 질병 유무를 검사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혈액 채취에 거부감이 있거나 채취가 어려운 사람들, 빈번한 혈액 검사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ACS 나노'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는 KIST 기관고유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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