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기에 처한 금호타이어 노조가 24일 서울 상경 투쟁과 함께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경영 정상화 계획서(자구안) 제출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노조 파업으로 어렵게 얻은 회생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과 곡성공장 소속 조합원 2500여명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후 2시 광화문에서 열리는 금속노조 집회에 합류해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금호타이어 노사 갈등의 가장 큰 쟁점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수용 여부다.
사측은 “구성원들의 고용 보장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P-플랜(단기법정관리)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피하고 회사 생존을 위해서는 자구안에 대한 노사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에 노조는 “임금 삭감과 정리 해고 등을 담은 채권단의 자구안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정부와 채권단이 나서 중국공장을 정리하고, 부채를 해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와 다음달 말까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를 교환하기로 했다. 이 약정서가 체결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채권 만기를 1년 연장하기로 한 합의가 무효가 된다.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에는 △생산성 향상과 근무형태 변경 등 경쟁력 향상 방안 △경영개선 절차 기간 중 임금동결 및 임금체계 개선 △임금 피크제 시행 △복리후생 항목 조정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 개선 시행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 18일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오는 26일로 예정된 1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를 1년 연장하고, 이자율 인하를 포함한 유동성 대책을 마련했다. 다만 만기 연장과 이자율 인하 등을 위해서는 노조의 자구안 동의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채권단의 양보로 어렵게 주어진 1개월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노사가 갈등으로 허비한다면 1개월 후 금호타이어의 생존과 지역경제 미래, 구성원들의 고용안정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이른 시일 내 노조와 자구안을 확정 짓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