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민 메신저' 텔레그램 차단 장기화 조짐?…이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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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민의 절반 가량인 4000만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이 이란 내에서 8일(현지시간) 오전까지 9일째 차단되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 정부는 지난해 말 일어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를 누그러트리기 위해 지난달 31일 텔레그램 차단 조치를 내렸다. 텔레그램이 시위 상황을 공유하고 시위 시간과 장소를 전파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시위·소요는 잦아들었지만 이란 당국은 계속 텔레그램을 차단하고 있다. 이를 비판하는 내부 여론도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이란에선 음식 배달, 콜택시, 부동산, 각종 상품, 광고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텔레그램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자 올팟 나삽 이란 인터넷사업협회 사무총장은 “이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영업하는 업자가 20만 명에 달한다”며 “텔레그램 차단으로 이들이 손해를 볼 뿐 아니라 창업 기회도 제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ISNA통신은 텔레그램 차단으로 이란 내 일자리 50만개가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을 주로 이용하는 재택 사업자, 중소 업체, 특히 여성이 집에서 운영하는 회사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텔레그램 차단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베흐루즈 네타미 이란 의회 의장단 대변인은 지난 7일 “텔레그램 차단은 국가 안보를 위한 결정이다. 텔레그램 측이 당국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서비스도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말 텔레그램에 이란의 체제를 반대하는 채널, 허위 뉴스를 전파하는 채널을 차단하라고 요구했다. 텔레그램은 이를 거부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 2009년 반정부 시위 이후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을 차단했지만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은 허용해왔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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