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걸린 우리 애가 양치질은 하고 자겠다네요.”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양치질과 전쟁을 해야 하는 기간이 생긴다. 칫솔을 입에 물려주려는 부모와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아이가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다. 어르고 달래봐도 볼펜만한 이 막대기를 입에 넣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키튼플래닛(대표 최종호)은 양치질 전쟁을 놀이로 승화시켰다. 양치교육 애플리케이션(앱) '브러쉬몬스터'를 개발 앱스토어에 무료로 뿌렸다.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앱은 가상 칫솔을 따라 칫솔질을 하게 만들었다. 아이는 마법의 거울(스마트폰) 속 자신 얼굴을 보며 AR를 이용한 캐릭터 모으는 재미에 빠졌다. 앱은 일반 칫솔로도 이용할 수 있다.
플레이스토어에서 양치질을 검색하면 브러쉬몬스터가 1등으로 나온다. 필립스나 오랄비 등 다국적기업 앱을 눌렀다.
스마트 칫솔 마케팅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했다. 한달간 443%(1330만원) 기록을 세웠다. 400여개를 배송했다.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투자자는 제품에 피드백을 줄 서포터즈였다. 시장 반응을 댓글, 메일, 블로그 등으로 알려줬다.
키튼플래닛은 지난달 21일 네이버 스토어팜을 오픈, 온라인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구입 문의가 이어져 쉽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온라인을 선택했다.
최종호 대표는 “여태 돈을 쓰던 입장이었는데, 돈을 내고 제품을 사가는 사람이 생겼다는 게 회사의 가장 큰 변화”라고 감회를 전했다.
크라우드 펀딩하고 나니 유아용품 업체나 쇼핑몰 MD에게 입점문의가 들어왔다. 키튼플래닛은 이달부터 쿠팡, 롯데닷컴, 하이마트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2월부터는 게이즈숍(스마트기기 전문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한다.
키튼플래닛은 브러쉬몬스터를 'CES 2018'에 출품한다. 영어 앱을 소개해 글로벌 앱시장에 올릴 계획이다. 중국이나 일본은 따로 현지화할 예정이다. 앱 브랜드 인지도가 성숙되면 스마트칫솔도 판매한다. 키튼플래닛의 올해 매출 목표는 40억원이다.
최 대표는 “미국, 유럽은 이미 필립스, 오랄비 등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며 “중국,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이 타깃”이라고 말했다.
키튼플래닛은 베트남 호찌민에 26일 오픈하는 한국형 치과체인 'BF덴티스트리'와 MOU를 맺고 동남아시아 공동 진출을 준비한다.
그는 “치과에서 사용할 B2B 양치교육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어 칫솔을 포함한 솔루션을 준비 중”이라며 “어린이집 등 B2G 시장용 양치교육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최종호 키튼플래닛 대표
“아이들 능력을 발달시키고 얼마나 발달되고 있는지를 수치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양치교육뿐 아니라 유아교육에 해당하는 부분을 계속 서비스하고 만들 예정입니다.”
최종호 대표는 “브러쉬몬스터는 90여가지 유아교육 중 양치 부문 브랜드”라며 “언어발달 등 기본 생활습관을 가르칠 수 있는 브랜드를 계속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피드백이 50여개 있다. 최 대표는 그 피드백을 받아 제품 업그레이드에 적극 활용한다. 행굼 횟수 조절 요구를 수용해 새 버전 개발에 적용한다. 스마트폰 한 대에 여러명 등록 가능하도록 하고 계정연동 기능도 추가했다.
브러쉬몬스터는 현재 네이버숍에서 솔드아웃 상태다. 생산 최적화 중이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최적화되면 월 10만개 생산도 가능하다”며 “글로벌 시장 1% 점유를 목표로 매출 4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