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서 러쉬스러움을 찾았다. 블록체인 여러 요소 가운데 투명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공정 거래가 가능하다. 디지털 분야에서도 러쉬는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블록체인과 오픈소스 적용, 윤리적 하드웨어 구입, 디지털 펀드 모두 러쉬 기업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잭 콘스탄틴 러쉬 최고디지털책임자(CDO·Chief Digital Officer)는 러쉬 디지털 전략을 이 같이 설명했다.
영국 화장품 기업 러쉬는 설립 초기부터 동물 실험 반대와 환경 보호, 과대 포장 반대 등을 주창했다. 영국 비영리 단체 '윤리적 소비자 연구소'와 '러쉬 프라이즈'를 6년째 진행한다. 동물대체시험 활성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상금을 수여한다.
러쉬는 디지털 분야에서도 기업 정신을 그대로 이어간다. 블록체인 기술 도입과 가상화폐 사용도 마찬가지다. 콘스탄틴 CDO는 “러쉬는 제품 개발뿐 아니라 원산지에서 원료도 직접 구입한다”면서 “아프리카, 남미 등 화폐가치가 불안한 지역과 거래할 때 비트코인을 사용해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더 많은 이익이 생산자에게 돌아가도록 연구한다”고 전했다.
러쉬는 디지털 공간에서 윤리 강령을 정했다. △오픈소스 활용 △윤리적 하드웨어 사용과 윤리적 폐기 △윤리적 데이터와 프라이버시 등이다.
콘스탄틴 CDO는 “러쉬는 투명한 회사를 지향하고 오픈소스는 이 기조와 맞물린다”면서 “50여개국 지사에서 사용하는 시스템가운데 30% 정도 오픈소스를 사용하고 앞으로 100% 오픈소스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만든 오픈소스는 다시 커뮤니티에 공개해 많은 곳에서 사용하도록 하겠다”면서 “최근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한 포스(POS)시스템도 중소규모 기업과 공유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러쉬는 지난해 시민단체 '액세스나우'와 함께 '디지털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는 '인터넷 프리덤' 캠페인을 기념해 출시한 제품 판매금 20억파운드로 마련했다.
콘스탄틴 CDO는 “인터넷 자유가 없고 부정부패가 많은 국가에서 갑자기 인터넷이 차단되거나 통제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터넷과 디지털 권리를 찾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 지원을 위해 디지털 펀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러쉬는 디지털화에 주력한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고객과 직원 경험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영국 내 3개 매장에서 태블릿용 포스를 출시했다. 고객이 물건을 고른 자리에서 바로 결제 가능하다. 크리스마스 전 영국 내 전 매장에 배포할 계획이다.
콘스탄틴 CDO는 “고객이 욕실에서 러쉬 입욕제를 사용할 때 이에 어울리는 음악과 조명을 비춰주는 식으로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고객 경험 증대 서비스를 중시한다”면서 “고객이 누리는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디지털화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