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빅5'로 불리는 애플,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의 시가총액 합계가 3조3000억달러(3700조원)를 넘어섰다. 세계 11위인 한국 국내총생산(GDP) 1조5300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2015년 당시 '빅5' 시가총액 합계가 2조2000억달러였는데 2년 만에 1조1000억달러가 늘어났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마감된 뉴욕증시 기준 애플은 올해 46%, 아마존은 50%, 페이스북은 55%,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는 30%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빅5'의 주가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거나 과거의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아이폰X에 대한 소비자 사전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애플은 이날 1.4%가량 오른 169달러에 장을 마감하면서 시가총액이 8610억달러(약 960조원)를 넘어섰다. 꿈의 시가 총액 1조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 주가가 15%만 오르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 사업의 호조로 시가총액이 6400억달러에 이르면서 지난 2000년 초 닷컴 버블이 붕괴한 지 17년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와 연계된 '가짜 뉴스'와 '가짜 광고'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들의 독점적 시장 지배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지만 월스트리트는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지난주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 7000억달러(약 780조원)를 넘어섰다.
CNN은 “이들 5개사는 현재의 핵심 비즈니스에서 엄청난 이익을 창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래의 영역으로 불리는 클라우드와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에서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런 성장이 계속된다면 이들의 한계는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