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을 높인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가 잇달아 출시되면서 국내 친환경차 월간 판매 대수가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친환경차 판매 대수도 7만대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국내에 판매된 친환경차는 모두 1만94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HEV는 8182대, EV는 1909대, 수소전기차(FCEV)는 3대가 판매됐다.
친환경차 시장 확대는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함께 사용하는 HEV가 주도했다. 올해 HEV 시장은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 '니로'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9월에는 1위 그랜저 하이브리드(2436대)를 니로(2420대)가 불과 16대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수입차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며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렉서스의 대표적인 HEV 모델인 'ES300h'는 9월 633대가 팔리며 국산차인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476대), 기아차 'K7 하이브리드'(448대)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EV 시장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질주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030대를 판매해 전체 EV 시장 점유율 53.9%로 월간 판매 1위에 올랐다. 이어 르노삼성차 'SM3 Z.E.'(398대), 기아차 '쏘울 EV'(325대), BMW 'i3'(91대), 쉐보레 '볼트(BOLT) EV'(49대) 순이었다.
올해 친환경차 판매는 이미 지난해 기록을 앞질렀다. 1월부터 9월까지 판매된 친환경차는 7만471대로, 지난해 전체 판매량(6만3797대)을 넘어섰다. 올해 친환경차 월평균 판매 대수가 7800여대인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9만3000여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는 주행거리 확대와 주행성능 개선, 각종 세제 혜택이 더해지면서 올해 친환경차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더 댜앙한 친환경 신차 출시가 예고돼 친환경차 판매 성장세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1회 충전으로 390km를 달릴 수 있는 '코나 EV'와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집약한 '2세대 FCEV'를 내놓는다. 한국지엠은 '볼트 EV' 도입 물량을 대폭 확대하며, 수입차 업체인 BMW와 닛산도 각각 'i3'와 '리프' 신형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속적인 친환경차 보급 정책 추진과 충전 인프라 확대, 상품성을 개선한 신차 출시가 맞물리면서 내년에도 친환경차 시장이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