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이 빠르게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가지만 불법 복제사이트가 활개를 치면서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불법 복제 웹툰이 대거 유통되면서 유료화가 정착된 시장을 교란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보호원은 2016년 이후 국내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대상으로 모니터링해 시정권고와 삭제를 포함해 434건을 조치했다.
보호원 관계자는 “웹툰이 온라인으로 유통되다보니 불법 사이트 역시 스트리밍 사이트나 토렌트 등을 통해 공유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웹툰시장은 지난해 5840억원 규모로 3년 만에 4배 성장하고 해외 수익도 1000억원에 이를 만큼 성장했다. 그러나 불법 콘텐츠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복제 현황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차 피해 발생 우려로 불법 사이트를 공개할 수 없지만 유료 웹툰을 불법복제한 해외 사이트가 성황을 이루고 있어 금전적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전담반을 구성해 운영하는 기업이 있을 정도다.
레진엔터테인먼트는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텀블러, 트위터 등 주요 해외 사이트를 검색하는 상시 인력을 꾸렸다. 검색결과에서 주요 작품에 대한 불법 게시글 삭제 작업을 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자체 검색결과 1월부터 6월말까지 6개월간 신고건수가 107만건에 이르고 삭제한 것도 97만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는 아예 해외 저작권 보호 전문 대행사까지 선정했다. 독일기업 코미소로 주요 사이트에 노출된 불법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자동 신고 삭제 조치를 한다. 그 결과 4개월간 173만건, 삭제건수는 164만건에 달했다.
레진은 올해 하반기 중에는 모니터링 예산을 더욱 증액할 계획이다. 그만큼 불법 사이트 운영으로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웹툰 업계는 대부분 불법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해 차단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사이트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회선 사업자(ISP)들이 해당 사이트로 연결되는 회선을 강제로 차단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법률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행 법률로는 작가나 플랫폼 업체 같은 저작재산권자가 한국저작권보호원에 게시글 또는 사이트 삭제를 요청 하면, 문화체육관광부 명의 공문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발송되고 이곳에서 최종심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레진 관계자는 “그동안 적법 절차를 통해서 심의를 요청하고 실제로 차단된 사이트가 291개에 이른다”면서도 “여전히 사이트 차단에 어려움이 있어 법률상 심의절차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7월 10일 발의한 '저작권법개정안' 통과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했다. 심의절차를 문체부로 일원화해 보다 신속하게 심의를 진행하자는 것이 골자다. 수일 이내에 접속차단 명령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레진엔터테인먼트 불법웹툰 모니터링 현황>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