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아케이드게임 산업 명맥만 유지… 날아간 3조원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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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자신문DB.

'바다이야기' 이후 건전 아케이드게임 시장은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

6일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에 따르면 2000년 국내 아케이드게임 시장 규모는 2조2000억원에 이르렀다. 음악·댄스게임 출시로 사용자를 모았다. 2001년 1조3000억원으로 주춤했지만 게임장 내 상품권 사용이 허가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2002~2004년에 1조원대 후반으로 시장이 커졌다. 2005년에는 경품 지급 규정이 완화, 성장세에 기름을 부었다. 3조4000억원에 이르는 시장이 단숨에 형성됐다.

그러나 봄날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7년 바다이야기 사태가 터지면서 조 단위의 시장이 600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침체는 2015년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인형 뽑기'가 인기를 끌면서 1500억원까지 한 발짝 전진한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지난해 기준 국내 플랫폼별 게임 시장 점유율은 온라인이 58.57%, 모바일이 38.64%으로 2 개 플랫폼이 시장 대부분을 가졌다. 아케이드게임은 0.53%에 그쳤다. 세계 시장에선 21.7%에 이르는 지분을 갖고 있지만 국내에선 맥을 못 추고 있다.

업계는 아케이드게임이 점유율 10%를 넘게 되면 3조원 이상 시장, 일자리 20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이야기 사태의 책임이 아케이드 업계에도 있지만 산업 측면에선 놓치기 아까운 시장이다.

일본은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아케이드 게임센터가 문화로 자리 잡았다. 볼링장, 가라오케, 아케이드 게임장이 한 곳에 몰려 있는 건물이다. 메달 게임이 인기다. 현금으로 메달을 구입한 뒤 게임기에 넣고 즐기는 방식이다. 게임에서 승리하면 메달을 불릴 수 있다. 다만 메달을 돈이나 상품으로 바꿔 주진 않는다.

필리핀은 아케이드 게임장을 복합 가족 놀이 공간으로 꾸몄다. 돈을 리뎀션 카드에 충전, 게임하는 구조다. 게임 미션을 달성하면 경품으로 바꿔 주기도 한다. 미국, 유럽에도 비슷한 형태 게임장이 즐비하다. 타임존과 탐스월드 등 세계 곳곳에 아케이드 게임장 체인을 둔 글로벌 아케이드 게임회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준을 적용하면 글로벌 건전 게임 센터의 80~90%가 불법”이라면서 “등급 거부의 두려움 탓에 아케이드 게임 개발자 대부분이 업계를 떠난 상태”라고 말했다.

<연도별 아케이드게임 시장 규모 (단위: 억원) / (자료=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연도별 아케이드게임 시장 규모 (단위: 억원) /  (자료=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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