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전자문서센터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 자본금 요건이 현행 4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떨어지면서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 참여가 기대된다. 공인전자문서센터는 전자문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정한 법인이나 국가기관을 말한다. 제3자 보관이 원칙이다. 보관 기간 중에는 전자문서 내용이 변경되지 아니함을 입증해야 할 의무를 진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공인전자문서센터와 공인인증기관 지정기준이 완화된다. 공인전자문서센터는 자본금 40억원에서 자본금 10억원으로 낮아진다. 자본금 요건이 80억원에서 40억원으로 줄어든 지 1년도 안 돼 추가로 규제가 풀리는 셈이다. 센터 운영 필수인력도 현재 6명에서 절반 정도로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과기정통부 장관 지정제에서 일정 요건만 갖춰 등록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스캔한 문서 법적 효력도 강화된다. 전자 문서도 원본으로 인정받아야 종이문서 보관 문제를 해결하고 공인전자문서센터 이용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기본법 개정 작업을 연내 끝낸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인전자문서센터는 국내 시장에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용률은 답보상태인 데다 사업자도 오히려 줄어들었다”면서 “이번 주 마지막 법개정위원회를 열어 개정안 초안 작업을 마무리 짓고 나머지 절차를 빠른 시간 안에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공인전자문서센터 사업자들은 불편한 기색이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가 센터 설립 목적인 문서 보관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입 장벽을 낮춰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지만 결국 서비스 안정성보다는 가격 경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종전에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업체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손해다. 지정 공인전자문서센터는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과 엘지씨엔에스, 하나아이앤에스, 더존비즈온 등 네 곳이다. 자본금 80억원, 전문 인력 12명이던 시절 지정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량이 많은 은행은 하나금융그룹처럼 자체 센터를 두기 때문에 전체 시장만 커질 뿐 달라지는 건 없다”면서 “신규 진입한 소규모 업체와 기존 업체 간 가격경쟁이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