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말린 귤껍질을 이용해 암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항암제의 피료효율을 높이는 항암보조제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혜정)은 마진열 한의기술응용센터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진피(말린 귤껍질) 추출물로 'WCUP'를 개발하고, 이것의 암에 의한 근육·체중 감소 완화효과를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악액질(암 질환 말기에 나타나는 전신쇠약증세)을 유도한 쥐를 대상으로 실험해 WCUP의 효능을 규명했다. WCUP을 투여한 악액질 실험군, 식염수를 투여한 대조군, 정상군을 구성하고 체중과 사료 섭취량을 측정했다.
실험결과 대조군은 정상군에 비해 몸무게가 약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실험군은 몸무게 감소폭이 7%에 불과했다. WCUP를 투여한 쥐는 부고환주변 지방조직·비복근·심장의 무게도 회복세를 보였다.
WCUP는 악액질 유도인자로 알려진 염증성 사이토카인(IL-6), 근육 내 근육분해효소(MAFbx, MuRF-1) 발현도 막는 것으로 확인됐다. WCUP를 투여한 쥐는 혈액 내 IL-6 수치가 다른 악액질 실험쥐보다 65% 낮았다. 근육분해 효소는 정상 쥐와 유사할 정도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WCUP가 암세포에서 생성되는 악액질 유도인자, 이를 조절하는 단백질 활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WCUP를 이용한 항암보조제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미 물질 안전성 검사를 마쳤다. 현재 시판되는 치료제는 장기간 복용시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자궁출혈, 혈전색전증, 골다공증, 위장관 출혈 등 부작용을 부른다.
마진열 한의기술응용센터장은 “진피추출물은 안전성이 입증된 한약재로, 암에 의한 근육소실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면서 “환자의 체력저하를 막고 암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