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박근혜 정부는 담뱃세를 2000원 인상했다. 조세 형평성과 금연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흡연자 감소 효과는 미미했고 세금 부담만 늘렸다는 지적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을 일반담배와 동일하게 과세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에 부과되는 세금은 현재의 약 2배 수준으로 오른다.
해당 법안은 권련형 전자담배가 불은 붙이지 않고 전자기기를 이용하지만 △담배 모양과 흡입 방식이 같은 점 △입에서 증기 형태의 연기가 배출되는 점을 근거로 일반 담배와 동일하다고 해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또 다른 '증세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의원실 측은 현재까지 과세 기준이 없던 새로운 형태의 담배에 기준을 마련하는 것일 뿐 증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담배소비세와 건강증진부담금은 이미 전자담배와 동일한 세금을 매기는 법안이 통과된 상황이다. 이미 정해진 세금을 개별소비세 부과 단계에서 인상하려는 것은 증세가 맞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3월 행정자치부는 '궐련형 제품이 법령의 엄정 해석 원칙을 고려할 때 현행 법령 상 궐련보다는 전자담배 규정에 더 부합하므로 연초 고형물을 사용하는 전자담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유권 해석도 내렸다. 그럼에도 해당 법안은 행자부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동일한 세금·규제가 필요한 제품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일반 궐련담배로 분류한 국가도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를 단순 참고 사항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담뱃세 인상 당시 여러 논란이 있었음에도 국제 형평성을 주장하며 인상을 강행한 것과 정반대 논리다.
다시 서민 증세 논란이 제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세금 인상에 급급하기보다 금연 실질 정책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