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본료폐지 신중론 확산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에서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일방통행식 기본료 폐지 압박 대신 국민의 실질적 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정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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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이개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민주당 미방위 의원은 이 위원장에게 무조건 기본료 폐지가 아닌, 국민 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순차적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국회 소관 상임위로서 소통을 강화하고 미방위 인사를 기획위에 파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소관 상임위 의견이 기획위에 제대로 전달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면서 “통신비 인하 문제를 신중하고 포괄적으로 접근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기획위와 미래창조과학부간 기본료 폐지 등 통신비 인하 논의 과정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기획위가 미래부에 기본료 폐지 방안을 마련하라고 세 차례 주문했지만 미래부는 법률 근거가 부재한 상황에서 뚜렷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다. 정책 제언이라는 형식을 취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협의 없이 통신비 인하 정책을 마련하려는 기획위 독주를 견제하려는 포석이다.

국정위가 기본료 폐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여당이 중재 역할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민주당 미방위 의원은 간담회 이후 공공와이파이 확대, 데이터 요금 부담 경감 등 대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통신비 인하 방안을 검토했다. 합리적 통신비 대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회가 협조하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야당에서도 기본료 폐지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기획위가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기를 추진하고 있다”며 “실현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강압적으로 기본료 폐지안을 제출하라고 한다”면서 기획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당 강효상 의원도 일방통행식 기본료 폐지에 대한 반대했다. 강 의원은 단말기 할부금과 소액결제 요금 표시를 명확히 하고 단말기 자체 유통을 확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국민의당 역시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기획위가 미래부를 통해 이동통신 사업자를 압박해 통신비 인하를 추진하는 것은 시장 자율 경쟁을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비판만 받을 뿐”이라면서 “사업자 우회 요금 인상이라는 풍선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대통령 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데이터 안심옵션 무료화 △TV 화이트스페이스(유휴 주파수대역)을 활용한 무료 와이파이 활성화 △제로레이팅 활성화 등을 통한 소비자 요금 혜택 확대를 향후 미방위 논의 과정에서 대안으로 추진키로 내부 입장을 정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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