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각 부처가 내년 예산으로 총 424조5000억원을 요구했다. 예산안 확정, 국회 심의 과정에서 조정이 있더라도 올해보다 20조원 이상 많은 '슈퍼예산'이 될 전망이다.
분야별로 복지·교육·연구개발(R&D) 등은 올해보다 증액을 요구했다. 다만 4차 산업혁명 대응 본격화로 큰 폭 증가를 기대했던 R&D부문은 1.3% 증액에 머물렀다. 사회간접자본(SOC)·산업·농림 등은 감액을 요구했다.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가 제출한 2018년도 예산·기금의 총지출 요구 규모는 424조5000억원이가고 12일 밝혔다. 올해(400조5000억원) 보다 23조9000억원(6.0%) 증가한 수준이다.
예산은 294조6000억원을 요구해 올해(274조7000억원) 대비 19조9000억원(7.2%) 증가했다.
기금은 129조9000억원을 요구해 올해 125조9000억원보다 4조원(3.2%) 늘었다.
기재부는 각 부처와 협의를 거쳐 예산안을 확정해 9월 1일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부처간 협의, 국회 심사를 거쳐 최종 내년 예산 규모가 확정된다.
통상 최종 예산 규모가 요구안에서 수조원 수준 가감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예산은 420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400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분야별로는 복지, 교육, 국방, 일반·지방행정이 크게 늘어나는 반면 SOC는 크게 줄었다.
복지는 기초생활보장급여, 4대 공적연금, 기초연금 등 의무지출 증가와 장애인·노인 등 취약계층 지원 확대 요구 등으로 올해보다 8.9% 증가한 141조1000억원을 요구했다. 교육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증가 등으로 7.0% 증가한 61조4000억원, 국방은 북핵 위협 대응 강화 등 소요로 8.4% 증가한 43조7000억원을 요구했다.
R&D는 올해 대비 소폭 증가(1.3%)에 그칠 전망이다. 과거 연평균 10% 수준이던 R&D 예산 증가율은 최근 수년 사이 급감해 2016년 1%, 2017년 2% 수준에 머물렀다. R&D 예산은 지출 '확대'보다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기조가 내년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핵심 기반 기술,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예산, 기초연구 확대 요구 등으로 각 부처는 내년 1.3% 증가한 19조7000억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SOC는 그동안 축적된 스톡(총량) 등을 고려해 도로·철도 등을 중심으로 15.5% 감액(22조1000억원→18조7000억원)을 요구했다. 산업은 에너지·자원개발 예산 효율화, 융자사업 축소 등으로 3.8% 감액, 환경은 상·하수도 시설 사업 규모조정 등으로 3.9% 감액을 요구했다. 문화 부문은 평창동계올림픽 시설 지원 완료 등을 반영해 체육 부문을 중심으로 5.0%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각 부처 요구안을 토대로 2018년 예산안을 편성·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강도 높은 재정개혁 등으로 마련한 재원을 일자리 창출 등 신정부 공약, 국정과제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예산 요구 현황(자료:기획재정부, 단위:조원)>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