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이 '박열'을 영화화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준익 감독은 '박열'을 처음 만나게 된 것은 20년 전이라며 "당시 영화 제작 중이던 ’아나키스트‘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가 이름 없는 인물들에 관심이 갔다. 1919년 3.1운동 당시 고등학생의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폭압에 강한 분노를 느끼고 도쿄로 건너가 적극적으로 투쟁했던 청년 ‘박열’을 인상 깊게 봤다”며 털어놨다.
이어 "박열이라는 인물 자체가 아나키스트로서 탈 국가적이고, 탈 민족적이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온전한 삶의 가치관을 추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쁜 일본인' '억울하지만, 선량한 조선인' 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사고로 영화를 그려내고 싶지 않았다"며 연출을 시작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 감독은 "참혹한 역사를 묻으려는 일본 내각을 추궁하고, 적극적으로 항거했던 ‘박열’에 대해 우리가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스스로 부끄러웠다"고 고백하면서 "영화로나마 ‘박열’의 삶과 가치관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고, 20년을 공들인 끝에 드디어 영화 ‘박열’이 탄생할 수 있었다"라며 ‘박열’의 영화화에 얽힌 특별한 사연을 밝혔다.
한편, 영화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6월 말 개봉 예정.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