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의 사전적 정의다. '기업이 제조업과 ICT를 융합해 경쟁력을 높이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라거나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생산 기기와 생산품 간 상호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전체 생산 과정의 최적화를 구축하는 산업혁명'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라는 추가 설명이 따르기도 한다.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ICT 융합을 활용한 산업 현장의 혁명적 변화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파편적으로 접해 온 4차 산업혁명을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CES'와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모바일, 그다음 요소(Mobile, The Next Elements)'를 주제로 열린 'MWC 2017'은 5G 시대를 준비하는 글로벌 ICT 사업자가 저마다 내놓은 AI, 빅데이터, IoT, 로봇, 커넥티드카 등 인류의 미래를 바꿀 융합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 최신 스마트폰 공개 행사가 대부분이던 과거와 달리 모바일 경계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첨단 기술의 경연장이었다.
IBM은 AI '왓슨'을 메인홀에 전시했고, 소프트뱅크는 IBM '왓슨'이 탑재된 AI 로봇 '나오'와 '페퍼'를 선보였다. 독일 가전업체 이큐3는 아마존의 음성 비서 '알렉사'로 제어 가능한 스마트홈 서비스, BMW·벤츠·폭스바겐 등 자동차 업체는 자율 주행 관련 솔루션과 콘셉트카를 각각 내놓았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러한 흐름을 포착하는 것만이 아닐 것이다. 성공 키워드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그 성공의 파도를 함께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4차 산업혁명의 성공 키워드는 간단하고 분명했다. '개방과 공유'가 바로 그것이다.
미래 주요 키워드를 강연과 다큐멘터리를 결합한 방식으로 방송해 화제가 된 '명견만리'라는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책으로 엮은 '명견만리:미래의 기회 편'에서도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명견만리 기술 파트에서는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는 시대' '플랫폼 시대' 혁신을 말한다.
오픈 플랫폼 정신으로 혁신을 이룬 실리콘밸리,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의 독점 기술 공개, 세계 최대 장난감 회사 레고의 '마인드스톰' 구동 프로그램 공개 등 세계 곳곳에서 고정관념을 깬 혁신을 예로 든다. 그리고 혁신의 성공 뒤에는 개방과 공유의 정신이 있었음을 강조한다.
'명견만리' 저자는 “과거의 경쟁이 누가 더 빨리 더 많은 기술을 집약적으로 선보이는가를 겨루었다면 오늘날의 경쟁은 누가 더 많은 동반자와 성장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다. 발전할 수 있는 힘은 개방과 공유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ICT 산업은 4차 산업혁명 화두인 AI, 빅데이터, IoT의 성공을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그렇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글로벌 선발 주자가 만들어 놓은 오픈 생태계는 우리에게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생존 전략은 간단하다. 오픈 생태계를 잘 활용해서 성공 키워드를 글로벌 선발 주자보다 더 철저하게 실천하는 것이다. 작게는 협력사와 코워크(co-work)할 때, 제휴를 맺거나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기업과 소통할 때 오픈할 것은 아낌없이 오픈하고 받아들일 것은 철저히 받아들여야 한다. 크게는 글로벌 사업자와의 협력 관계 구축이 절실하다. AI, 빅데이터, IoT에서 성공하려면 서로 힘을 합치는 것도 요구된다.
4차 산업혁명에서 혼자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사업자, 서비스 간 융합이 기업 생존을 결정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그러려면 정보를 공유하고 더욱 발전시켜서 그 가치를 증대시켜야 한다.
성공하는 회사는 정보 전달이 빠르다. 조직 간 정보 공유가 잘되는 회사일수록 크게 발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방하고 공유할수록 더욱 진전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4차 산업혁명의 승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kwonys@lgu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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