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한국 정부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보복 대상이 됐다.
최근 만난 한 기업 관계자는 중국에 있는 롯데 계열사 가족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 다행히 기업명이나 서비스에 롯데가 들어가지 않아 아직까지 직접 피해는 없다. 다만 알고 지내는 중국 공안에게 혹시라도 사업장에 피해가 오지 않도록 몸조심하라는 당부를 들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압박이 점입가경이다. 중국 수출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진출 기업인과 가족, 유학생 신변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북한까지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의 긴장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중국과 북한의 반발이나 보복을 생각하지 않았을 리 없다. 중국 정부의 국내 기업들에 대한 보복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대응책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한한령(한류금지령)`을 시작으로 중국의 보복 조치가 감지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대응책을 준비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중국은 개성공단처럼 갑자기 관계를 끊을 수 있는 국가가 아니다. 우리나라 수출 4분의 1을 차지한다. 극단 상황으로 몰고 갈수록 우리 기업과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다.
중국 관광객의 급감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 관광객 유치로 막겠다지만 근본 대안은 될 수 없다. 중국 의존도가 큰 수출 정책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다. 서점에 진열된 해외 서적 가운데 미국을 제외하면 80%가 중국 관련 책이다. 가히 압도한다. 내실 및 외형 교류와 시장 규모에서 중국은 당장 대체할 수 없는 국가다.
말만으로는 안 된다.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서 외교, 국방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외교에서는 기업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더 들어야 한다. 기업의 경영 활동을 보장하는 것도 국가의 역할이다.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 한국 경제 위기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명한 대중국 관계를 바란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