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산업 기계 거래, 갈수록 활황…지난해 틀 잡았다

중고 기계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해 경매 물품 절반가량이 낙찰됐다. 출품 건수도 급증세다. 중고 기계 거래가 활성화되면 불황을 겪는 기업은 투자 위험을 줄이고, 유휴 설비 처분도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장을 체계화, 투명화하려는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Photo Image
한국기계거래소 창고동

28일 한국기계산업진흥회(이하 기산진·회장 정지택)에 따르면 한국기계거래소(대표 마승록)는 지난해 177건 33억5300만원 경매 실적을 올렸다. 거래소는 2015년 11월 설립돼 지난해 처음 연간 실적을 거뒀다. 총 424건 기계가 출품돼 177건이 낙찰, 41.7% 낙찰률을 보였다. 사업 개시 이후 누적 거래액은 3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총 552품목이 출품돼 187품목이 낙찰됐다.

주목할 것은 지난해 거래 건수와 금액이 꾸준히 늘었다는 점이다. 1분기 51건에 불과했던 신규 출품 건수는 4분기 187건까지 늘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분기 29억3500만원 어치 출품된 것에서 4분기 114억5100만원 어치로 급증했다. 지난해 경매에 나온 물품 가액을 모두 합하면 257억6400만원이다.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많아지면서 낙찰률도 높아졌다. 낙찰률이 1분기 9.8%에서 4분기에는 48.7%로 수직 상승했다. 3분기에는 거래소 설립 후 최고 낙찰률 49.1%를 기록했다. 경매에 참여하는 회원사는 1분기 80개사에서 4분기 170개사로 갑절 이상 늘었다.

한국기계거래소 설립 효과가 본격 나타나는 신호로 풀이된다. 과거 중고 기계는 개별 업체(딜러)를 통해 주로 유통됐다. 분산된 유통 정보를 한 곳에 모으고 거래를 체계화·투명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와 기계산업진흥회 주도로 거래소가 설립됐다.

Photo Image
한국기계거래소 전경

기계거래소는 경기도 시흥시 시화MTV 산업단지 내 6만7000㎡ 부지를 사용한다. 경매장, 창고, 유지·보수·운영 시설을 갖췄다. 오프라인 현장 경매와 함께 온라인 경매도 실시한다. 성능 검사와 품질 보장, 사후서비스(AS)를 거래소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머시닝센터 등 53건 수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부 설비는 수출을 중개하거나 거래소가 직접 수출한다.

중고 기계 거래 활성화는 산업계에도 긍정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유휴 설비 처분이 쉬워지면 신규 설비 재투자가 촉진된다. 연구기관, 소기업의 중고 기계 도입도 편리해진다. 중고 기계 시세가 확립되면 설비를 담보로 한 동산담보대출 활성화 효과가 생긴다. 금융권은 담보, 채권 물건을 처분할 때 제값을 받을 기회가 커졌다.

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아직 거래가 더 활성화돼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거래량과 금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 신호”라면서 “거래소가 독자 운영될 수 있는 수준까지 전체 파이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한국기계거래소 경매 실적(자료:한국기계산업진흥회)>

2016년 한국기계거래소 경매 실적(자료:한국기계산업진흥회)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