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기업화되는 e스포츠...한국 최강 경기력 이어갈까

블리자드가 내년부터 지역(도시) 연고제 기반 세계 `오버워치` 리그를 출범시킨다. 대형 후원기업 유치 등으로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팀 후원 규모가 좀처럼 늘지 않는 한국이 최고 수준 경기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블리자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3분기부터 오버워치 대회를 시작해 내년부터 정식리그를 운영한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가 만든 1인칭슈팅(FPS)게임이다.

e스포츠로 세계적 인기를 끈 `리그오브레전드(LoL)`와 PC온라인게임 인기 1, 2위를 다툰다. 오버워치 리그가 기존 e스포츠와 다른 점은 지역 연고 리그라는 점이다. 축구나 야구처럼 지역팀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리그를 진행한다. 부산, 서울, 북경, LA 팀이 가능한 것이다.

블리자드 공인을 받은 기업이나 팀 오너가 팀 운영 전권을 가진다. 수익사업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 `하이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스폰서가 유리하다.

블리자드는 지난주 한국에 관계자들이 방한해 기존 팀과 e스포츠 후원기업을 만났다. 지역연고 팀 입찰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다.

네이트 낸저 블리자드 오버워치 e스포츠 글로벌 디렉터는 “장기안목을 가지고 오버워치 리그에 투자 하고 팀을 운영할 뜻이 있는 오너라면 누구나 환영한다”면서 “팀 구성을 위한 기본 자본이나 계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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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는 3분기 오버워치 리그를 시작한다. 내년 본격적으로 지역연고 세계리그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는 SK텔레콤, KT, 삼성 등이 꾸준히 e스포츠 팀에 투자한다. 주로 축구, 야구 등 기존 프로스포츠 단에 편입해 관리한다. 중견기업으로는 진에어, 비비큐, 아프리카TV가 e스포츠 팀을 네이밍 후원한다. 기업 e스포츠 후원 규모는 크게 늘지 않는 추세다. 인기가 있는 종목 위주로 팀을 운영하는 데 그친다.

지난해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는 후원 기업을 찾지 못해 폐지됐다. 2016년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관련 산업 매출은 723억원으로 세계 10%를 차지했다.

중국과 미국, 유럽 e스포츠 성장세는 무섭다. 중국은 기업 2세나 벤처기업가들이 e스포츠 팀을 창단하는 것이 유행이다. 2015년 LoL 유명 프로게이머들이 대거 중국팀으로 이적한 것이 증거다. 선수에 따라 한국 연봉의 최대 10배를 받았다.

북미, 유럽도 기업화 조짐을 보인다. 진에어는 올해부터 선수 해외진출을 돕는 차원에서 영어교육을 시작했다. 복지 차원이다.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은 “한국에서 붐이 인 e스포츠가 해외에서 더 빨리 성장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오버워치 팀 입찰이 시작되면 한국은 자본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 A급 선수나 팀을 가지기 쉽지 않다. 블리자드는 팀 오너가 로스터를 꾸리는 데 인종, 성별 분야에서 큰 자율권을 줄 방침이다.

e스포츠 관계자는 “한국이 우수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도 유럽과 북미에 좋은 축구·야구선수를 보내는 남미같이 될 수 있다”면서 “기업과 자본이 e스포츠 투자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일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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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오버워치` 출시를 기념해 부산에서 열린 `오버워치 페스티벌`에 전국 각지에서 2만여명 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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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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