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IDX, 사회시스템을 개조하는 과학기술혁명의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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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정유년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도널드 트럼프 당선에 따른 미국의 대외 정책 변화, 미국과 중국의 통상·통화·개발·군사 대립 같은 거시 환경 변화가 세계를 신고립주의 시대 또는 무한경쟁 시대로 몰고 있다. 자원 수입국이자 수출 중심 경제 구조인 우리나라는 이런 식의 환경 변화가 달갑지 않다.

인류사에 새로운 `대분기`를 초래할 `4차 산업혁명`이란 폭풍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와 4차 산업혁명이 맞물리면서 혁신을 이뤄 낸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 경제 간극이 크게 벌어진다.

화두는 `어떤 방식으로 우리나라를 혁신할 것인가`다.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숨 돌릴 틈 없이 거세게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과 무한경쟁 시대를 돌파하려면 우리 경제·사회 시스템 혁신이 시급하다.

우리는 과거 신의 영역으로 여겨 온 분야에 과학 기술로 발을 들여놓은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이 중심이 된 혁명의 시대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은 파도처럼 끊임없이 생성되다가 때론 중첩돼 거대한 쓰나미를 만들어 낸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대표 기술인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사이버-물리시스템(CPS), 인공지능(AI) 등이 결합돼 새로운 ICT 파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인류의 생활 터전인 지구는 모든 사람과 사물이 연결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디지털 유기체 생태계`로 변모하고 있다.

필자는 이런 변모 과정을 `인텔리전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IDX·Intelligent Digital Transformation)`이라고 표현한다. 현재의 디지털 세상을 더욱더 지능화하고(초지능), 더욱더 촘촘하게 긴밀히 연결하며(초연결), 더욱더 사실감 있게 구현되도록(초실감) 만드는 과학기술혁명이 바로 IDX다.

IDX는 다음과 같은 4단계를 걸쳐 구현될 수 있다. 첫 번째는 개별 경제·사회 시스템을 지능화하는 단계, 두 번째는 지능화된 개별 시스템을 연결해 통합 지능화하는 단계, 세 번째는 이렇게 통합 지능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인간의 육체·정신 역량을 확장시키는 단계, 네 번째는 인간과 지능화된 경제·사회 시스템의 유기체화하는 발전 단계다.

초지능, 초연결, 초실감의 디지털 지능을 제조·유통·교통·에너지·금융·의료·교육·복지·행정 등 개별 경제·사회 시스템에 접목하고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경쟁력과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국가 대계가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순도 높은 공공 분야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인구센서스, 의료, 교통, 복지 분야를 망라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초연결 디지털 지능 분야는 조금 더 촘촘하게 자료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초지능은 이를 분석하고 학습한다. 초실감을 통해서는 활용성을 강화한다. 이런 IDX를 적용한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 행정`을 실현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와 부가 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의 모든 경제·사회 시스템을 새롭게 확대할 수 있다.

IDX는 이 시대 과학기술혁명의 마중물이다. 격렬한 경쟁 시대이자 대분기를 맞닥뜨린 대한민국이 IDX를 통해 혁신 선도 국가로 거듭나는 2017년, 그런 희망 있는 새해를 염원한다.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shlee@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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