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융합 혁신 활성화를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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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이후 우리나라도 정치권 등에서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융합 혁신에 의한 산업혁명이다.융합 혁신은 상이한 제품·기술·산업 융합으로 창의 혁신을 추구하고, 한걸음 나아가 융합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을 추구한다.

여러 영역에서 융합 혁신이 일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인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과 정보기술(IT) 융합으로 핀테크 산업이 나타나고, 정보 산업과 자동차 산업 융합으로 무인자동차가 출현한다.

이런 융합 논의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최근 국내 해운 산업 구조조정으로 한진해운이 파산에 이르게 되자 해운업계는 무형 자산이 국가 차원에서 큰 손실을 봤다고 아쉬워한다.

금융과 산업 융합 관점에서 이번 이슈를 조명해 보자. 구조조정 이슈를 금융 이슈로 보고 금융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청산 가치가 존속 가치보다 높으면 청산은 당연하다. 산업계에서 주장하는 무형의 가치가 금융 관점에서 존속 가치에 제대로 포함돼 의사 결정이 이뤄졌느냐의 문제는 남게 된다. 이런 경우 융합 관점에서는 금융과 산업 관점을 모두 고려하는 상위의 의사 결정 체계가 필요하다. 즉 상이한 영역의 통합된 의사 결정 합리화를 위해 융합 관점에서 해결 방안이 활용될 수 있다.

융합 혁신 대표 산업인 핀테크 산업을 통해 융합 혁신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핀테크 산업 영역에 빅데이터, 블록체인, 로보어드바이저,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포함된다.

빅데이터는 수치 데이터뿐만 아니라 문자와 영상을 포함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통칭하고, 이런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의사 결정을 돕는다. 세계 시장 규모는 고속 성장이 예상되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이 예견된다. 국내는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에 제약 요인이 된다.

블록체인은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공유된 거래 기록을 믿을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이다. 전자화폐, 주식 거래, 해외 송금, 보험금 지급 등 다양한 금융 행위에 적용된다. 해외에서는 자체 기술 개발, 파트너십 체결 등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금융회사,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가 입력한 투자 성향 정보를 토대로 알고리즘을 활용, 개인 자산 운용 자문에 응하고 관리해 주는 자동화된 서비스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글로벌 자산 관리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대체재로서의 역할이 전망된다. 국내는 비대면 일임 서비스가 불가할 뿐만 아니라 설명 의무, 적합성 원칙, 배상 책임 근거 부재 등이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소수의 영업점 또는 영업점 없이 업무의 대부분을 전자 매체로 영위하는 은행이다. 재벌의 사금고화 방지를 위한 산업 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은산 분리 규제가 사업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융합 혁신 활성화는 규제 체계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 대체로 규제 설계자는 규제 강화 유인이 있지만 융합 혁신은 새로운 산업의 사회·경제 이익을 고려, 규제 완화 유인을 제공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서로 다른 영역의 의사 결정을 위한 정책 협업 체계가 필요하다. 산업 편익과 소비자 보호라는 상이한 가치를 합당하게 조정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핀테크 산업은 금융을 담당하는 금융위원회와 IT를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 간 정책 협업 체계와 의견 조정을 위해 컨트롤 타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노희진 코스콤 상임감사(경영학 박사) hjnoh@kosc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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