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주머니로 들어간 기술자문료, 기관과 나누는 표준안 만든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상반기 중 `기술자문 관리지침` 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든다. 감사원이 산업체 기술자문 대가를 정부 출연연구기관 수입으로 회계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적한 것을 받아들인 조치다.

NST 관계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표준안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있어 전 기관에 적용할 표준안을 만들고 있다”며 “NST와 미래창조과학부, 출연연 의견을 수렴했고 현재는 인센티브 비율 등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4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14개 연구기관에서 자문료 등 연구자의 산업체 기술자문 대가 수입 처리를 문제 삼았다. 일부 연구자는 기술자문료를 기관 수입으로 처리하지 않고 개인 수익으로 처리했다. 기술자문 대가는 `김영란법`에 적용되지 않는다. 과기계 관계자는 “기술자문은 계약을 맺기 때문에 김영란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KIST에서는 2012~2014년 3년 동안 임직원 36명이 65건의 산업체 기술자문 등 대외활동 대가로 10억7100만원을 받았다. 이 중 75.4%에 해당하는 49건(8억5900만원)은 기관에 사전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수행됐다.

NST는 감사원 지적 이후 출연연 기술자문 관리지침을 제·개정하라고 요청했고 현재 ETRI를 제외한 13개 기관은 관리지침을 마련했다.

그러나 기관별 기술자문 관리지침이 달라 미래부와 NST는 공통 표준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TRI에서도 표준 가이드라인 제정을 요청했다. 미래부와 NST는 25개 기관의 통일된 기술자문 관리지침 표준안을 상반기 내 만들 계획이다.

다만 미래부, NST, 출연연은 연구자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 비율을 두고 견해가 엇갈린다. 미래부와 NST는 기술료와 비슷한 수준인 5대 5 방식을 주장했다. 연구자와 기관이 각각 5대 5씩 나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연연에선 산업체 기술자문은 본업이 아닌 가욋일이고 연구자 개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문하기 때문에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액수 구간을 정해 소액은 연구자 100%, 일정액이 넘어가면 연구자 7대 기관 3, 액수가 커지면 연구자 5대 기관 5 등도 논의되고 있다.

NST 관계자는 “표준안을 만들면 전 기관에 적용할 예정”이라며 “강경 노조를 가진 기관은 반대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무리 없이 상반기 내에 표준안을 적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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