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I 신간/ 〈이사부를 찾아서〉
최근 이사부 장군이 재조명되고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이제야’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료들로 인해 역사학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이사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것이다.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잊고 있던 신라 장군을 다시 평가하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이사부의 이름을 딴 크루즈선이 동해안을 누비고, 독도에는 이사부가 공식 지명으로 명명됐다. 이사부를 연구하는 학술단체도 만들어졌다. 이같은 흐름에 때를 맞춰 ‘진짜’ 이사부를 찾고자한 책, 〈이사부를 찾아서〉가 세상에 나왔다.
저자는 〈이사부를 찾아서〉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에 접근할 수 있었다. 신라가 영토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신라와 백제, 고구려의 사이에 존재했던 많은 나라들, 즉 실직국, 예국, 맥국, 금관국, 대가야, 왜국 등의 그림자가 우리 역사 속에 드리워졌다는 점이다.
삼국의 영토 분쟁 중 사라진 왕국들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그 접점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 바로 이사부 장군이다. 이사부 대한 사료는 극히 희박했다. 저자는 구전으로 전해온 전설까지 뒤지며 삼국의 틈바구니에서 잃어버린 왕국과 잊혀진 장군의 모습을 다시 그리는 작업에 매달렸다.
이사부에 대한 저자의 관심은 2000년대 초부터였다. 많은 이들이 이사부를 가수 정광태의 노래 ‘독도는 우리땅’의 가사를 통해 기억한다. 그러나 단순히 ‘신라 장군 이사부’라는 가사만으로 그를 평가할 수는 없었다.
이사부는 10대 때 장군이 되어 70대 후반까지 전쟁터를 지킨 전형적인 군인이었다. 그의 성은 신라 왕족인 김 씨이고, 내물왕의 4세손으로서 진골이었다. 그는 왕족으로서 임금에 버금가는 권력을 행사했다. 진흥왕 시절에 병부령으로서 권력을 장악하고, 국사를 편찬했으며, 고구려와 백제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이처럼 심국통일의 토대를 만들었던 신라 공신 이사부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흥미롭다.
이순신, 장보고 등 역사 속 위인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척돼 있어 풍부한 편이다. 하지만 동해를 내해로 만들고 신라를 소백산맥 너머로 진출시켜 삼국통일의 원동력이 된 이사부에 대한 연구는 미약하기만 하다.
책은 1장에서 이사부가 실직 군주로 활동하면서 우산국을 정벌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2장에서는 팽창하는 신라와 금관국 정벌 과정에서의 이사부의 역할을 살펴본다. 3장에서는 도살성, 금현성 전투 등 이사부가 참전한 주요 전투를 다시 그려본다. 4장에서는 대가야를 정복하고 한강을 차지했던 진흥왕 시기 이사부의 행적을 알아본다. 5장에서는 기록에서 찾은 이사부의 곁가지 이야기들을 정리해 본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다. 일본의 야욕에 대한 반발이 담긴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독도가 왜 우리 영토이고, 여기에 어떠한 역사가 흘러왔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더더욱 울릉도와 독도의 역사에 주목해야 한다. 그 역사 안에는 신라 장군 이사부가 남긴 교훈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과거의 이사부가 전한 메시지를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받아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그것이 이사부를 찾아 떠나는 긴 여정의 끝이 될 것이다.” 작가의 말이다.
김인영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났다. 삼척중, 고교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진학해 사회과학대학 신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경제신문 기자로 출발해 줄곧 언론계에 종사했다. 저서로는 〈박태준보다 나은 사람이 되시오〉(1994년), 〈재벌 때문에 나라 망하겠소〉(1995년), 〈월스트리트 제국주의〉(2000년), 〈전쟁 이후의 미국 경제〉(2003년) 등이 있다.
제 목: 〈이사부를 찾아서〉
저 자: 김인영
장 정: 신국판 / 271쪽
출판사: 도서출판 책밭
발행일: 2017년 2월 17일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