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이달 초부터 판매를 시작한 주행연장형전기차(EREV) `쉐보레 볼트(Volt)`를 2주 만에 준비한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볼트는 국내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분류되면서 미국(7500달러)보다 낮은 보조금으로 판매부진이 예상됐지만 높은 경제성을 바탕으로 폭발적 인기를 나타냈다.
20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볼트는 일반인 대상 판매를 시작한 지 2주 만인 지난 14일 한정 물량 60대가 모두 판매됐다. 총 계약 고객은 100여명으로 40여명은 2차 판매 물량 도입까지 대기해야 한다.
한국지엠은 볼트가 인기를 얻은 이유로 높은 경제성을 꼽았다. 볼트는 공인에너지효율이 5.3㎞/㎾, 공인연비가 17.8㎞/ℓ로 동급 전기차·하이브리드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배터리로만 주행가능한 거리가 89㎞에 달해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이 가능하다. 때문에 실제 연료 사용량은 동급 가솔린 차량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국지엠 측은 설명했다.
당초 한국지엠은 지난해 하반기 볼트를 국내 시장에 들여올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전기차가 아닌 PHEV로 분류되면서 일반 판매를 올해로 연기했다. 때문에 지난해에는 그린카, 쏘카 등 카쉐어링 업체에만 우선 공급했다. 이와 동시에 볼트 전용 카쉐어링 상품을 개발했다. 일반 판매는 올해 2월 60대 한정판매를 실시하고, 시장 반응에 따라 추가 물량 도입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볼트가 국내 도입에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은 낮은 보조금 때문이다. 볼트는 국내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전기차는 정부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을 모두 합치면 2000만원가량의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PHEV는 보조금이 500만원에 불과하다. 한국지엠은 낮은 보조금 때문에 볼트가 국내에서 대량 판매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볼트 국내 판매 가격은 3800만원이다. 500만원의 PHEV 구입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으면 3200만원가량으로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전기차로 분류돼 보조금 7500달러(약 900만원)를 지원 받는다. 미국에서는 전기차와 PHEV 세제 혜택(소득세 등 감면)을 배터리 용량이라는 동일한 기준으로 준다. 배터리 용량이 5㎾h를 넘으면 2500달러, 1㎾h 늘어날 때마다 417달러씩 추가한다. 최대한도는 7500달러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번 볼트 일반 판매 물량은 60대 한정으로 소규모에 불과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소진됐다”며 “대부분 고객들이 카셰어링을 통해 볼트의 장점을 경험했거나, 입소문으로 차량에 대한 정보를 얻은 사람들이라서 점차 고객 수요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올해 400대가량 추가적으로 들여올 전망이다. 렌터카, 카셰어링, 법인 차량 수요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은 일반 판매용 추가 물량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볼트는 가솔린과 배터리(전기)를 모두 이용해 1회 주유와 충전으로 최대 676㎞를 달릴 수 있다. 50㎾내외의 전기모터 출력으로 엔진이 수시로 차량 구동에 개입하는 PHEV와 달리 최대 모터 출력이 111㎾(149마력)에 달하는 두 개의 모터로 구동해 전기 에너지만으로 대부분 주행이 가능하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