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계선 임산부마사지 칼럼] 자연분만은 산모에게 많은 이점을 준다

Photo Image

대부분의 여성들은 출산을 먼저 경험한 어머니와 지인들로부터 ‘출산은 몹시 아프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는 무용담과 같은 이야기를 듣고 성장했기 때문에 자신이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출산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 머릿속 깊이 자리 잡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인천 송도에서 산전, 산후(임산부)마사지 전문관리실 맘스테틱을 운영하고 있는 필자 또한 여고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분만대위에 오르기 전 자신이 신었던 슬리퍼를 다시 신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3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그 이야기가 생생하게 기억이 날 정도로 출산에 대한 경험 이야기는 두려움을 갖게 만든다.

일반적인 출산 방식은 크게 질식분만과 제왕절개로 구분되며 질식분만(vaginal delivery)에는 자연출산(nature birth), 유도분만, 무통분만 등이 포함된다. 질식분만은 산도의 크기와 형태, 태아의 머리 크기나 자세, 태아를 밀어내는 힘 등, 이 세 가지가 균형이 잘 잡힌 상태일 때 정상적인 분만이 되며 이것을 분만의 3대요소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제왕절개 분만비율은 15%이며 미국의 경우 25%이나 우리나의 경우 최근 수년간 35~40%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상태이다.

제왕절개의 적응증은 고도의 협골반, 아두골반 부적합, 전치태반, 태반조기각리, 둔위나 횡위 등 태아의 위치이상, 자궁이나 질의 기형 또는 산모나 태아 쪽에 위험이 있어 빨리 분만을 끝내야 할 경우이다. 그 외에도 유도분만진행 실패, 반복 제왕절개, 적응증에 해당되지 않으나 산모가 원하는 경우에 한해 실시되고 있다.

자연분만(질식분만)이 산모에게 더 좋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출혈이 적다. 자연분만 시 200CC 정도의 출혈이 있는데 비해 제왕절개 분만은 500CC 정도의 출혈이 있다.

둘째, 산욕기 감염이 적다, 제왕절개 분만은 자궁을 절개하는 수술이니 만큼 외부공기에의 노출과 접촉으로 인해 그만큼 감염의 위험이 높다.

셋째, 회복이 빠르다, 제왕절개분만 후 약 1주일간은 움직임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데 비해 자연분만 한 경우 출산 후 회복 시간이 짧아 방광기능이 빨리 회복되고 부종감소 또한 빠르다.

넷째, 경제적 부담이 적다.

다섯째, 다음 출산 때도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자궁파열에 대한 위험 때문에 제왕절개 이력이 있는 경우 다시 제왕절개로 분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복강 내에 장과의 유착, 자궁과 복벽과의 유착 등 수술 후 발생될 수 있는 협착들 때문에 후에 다른 수술이 필요할 때 어려움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여섯째, 마취로 인한 문제가 적다. 자연분만은 주로 국소마취를 이용하는데 비해 제왕절개 분만은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로 상대적으로 마취로 인한 위험도가 더 높다.

뉴질랜드의 한 의학 연구팀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들은 건강한 면역체계를 만드는데 필요한 박테리아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기가 산도에서 인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조개의 유익균에 노출되기 때문에 아기의 면역체계가 엄마 몸 밖으로 빠져나오는 통로인 산도에서 자연적으로 촉발된다고 하였다.

유니세프 모유수유 지침에는 출산 30분 만에 젖을 물리라고 권장한다. 자연분만 산모는 출산 직후 젖을 물릴 수 있어 모유수유 성공률이 높아 질수 있다.

이와 같이 제왕절개 분만보다 자연분만이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좋은 이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왕절개 율이 권장수준 보다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 의료관계자는 “제왕절개분만 비율을 세계보건기구 권장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학적 접근뿐만 아니라 분만 수가 적정성과 평일 야간과 주말에도 24시간 대기할 수 있는 전문의와 간호사 확보 등의 사회문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톨릭 의료기관 의학윤리지침서에서는 “산모의 분만을 도와주는 의사는 영리추구나 진료 분쟁을 예상한 방어적 조치로 제왕절개 분만시설을 시행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제왕절개 분만이 의료 기관과 관계자의 수익이나 편익 그리고 책임회피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되며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존하기위해 필요불가결하다는 것이 확인될 때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임을 명시한 것이다.

순조로운 자연분만을 위해서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 상태는 물론 의료진의 윤리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