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하는 동시에 외부 빛을 감지·검출할 수 있는 다기능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소자가 개발됐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태양빛으로 자가 충전하거나 전자 포인터로 글씨를 쓸 수 있는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해진다. 주변 빛에 따라 스스로 광량을 조절하고, 주위에 있는 사람 동작을 인식하는 기능도 추가할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은 미국 일리노이대 및 다우와 함께 발광, 광감지 능력이 모두 뛰어난 퀀텀닷 기반의 다기능 소자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퀀텀닷은 발광 성질의 수십~수백나노미터(㎚) 반도체 결정이다. 빛을 흡수하는 성질도 있어 각종 광전자 소자로도 사용하지만 두 가지 성질을 하나의 소자에 담기는 어려웠다. 중심부와 겉껍질로 이뤄진 특수한 `코어셸` 구조 때문이다. 기존 퀀텀닷은 주입된 전자와 정공을 결합, 빛 방출에 최적화돼 있다. 전자와 정공이 분리돼 전류가 흐르기 어려운 구조다.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빛을 감지·검출하는 효율이 극히 떨어진다.
공동 연구팀은 나노막대 양 끝에 코어셸을 붙이는 아령 모양 구조를 고안,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구조는 각 구조 요소의 밴드갭(에너지 차이)이 커서 전자와 정공 분리 효율이 높다. 전자가 나노막대를 타고 흐르도록 해서 전자, 정공 운반에 독립성을 더했다.
다기능 소자는 외부 빛에 반응,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시제품으로 만든 100개 픽셀(가로·세로 1인치) 소자는 레이저 포인터 빛을 센서처럼 감지, 별도의 전기 공급 없이 빛을 방출했다. 펜이나 손가락 접촉 없이 화면에 글씨를 적는 `전자칠판`으로 쓸 수 있다.
가시광선으로 실시간 정보를 전송하는 라이파이(Li-Fi) 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발광·광감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 빛의 깜박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마주 보는 두 개의 픽셀만으로 50㎑ 통신이 가능하다. 통신 픽셀 수가 늘면 그만큼 데이터 전송 속도도 증가한다.
외부 빛을 흡수해 전류화하는 `태양전지` 역할도 수행한다. 연구팀은 5년 후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다기능 소자의 에너지 변환 효율 개선에 주력, 대면적 디스플레이를 개발할 계획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