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시장 1위 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선점한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을 공략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도시바와 낸드플래시 합작 공장을 운용하고 있는 샌디스크를 인수, SSD 역량을 확보했다. 최근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지분 인수전에도 참여, SK하이닉스와 인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9일 소비자용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 인터페이스 M.2 규격 SSD `WD 블랙` 시리즈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256기가바이트(GB), 512GB 두 가지 용량을 준비했다.
수하스 나약 웨스턴디지털 클라이언트 SSD 제품마케팅 수석매니저는 “지난해 연말 선보인 중보급형 SSD WD 블루, WD 그린에 이어 고성능 프리미엄 블랙 시리즈 출시로 제품 라인업을 완성했다”면서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VMe는 PCI익스프레스 인터페이스 기반 프로토콜을 채용한 표준이다. 기존 SATA 대비 6배 이상 빠른 속도를 낸다.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적합하다. 소형 M.2 규격은 슬림 노트북에 주로 장착된다.
WD 블랙과 경쟁하는 제품은 삼성전자 950 에보, 인텔 600p가 있다. 웨스턴디지털이 공개한 성능 벤치마크 자료(PC마크 점수)에 따르면 WD 블랙은 10만2000점을 획득해 삼성전자 950 에보(11만2000점)보다는 낮지만 인텔 600p(7만9000점)보다는 높은 성능을 낸다. 가격 책정도 이에 맞게 했다. 256GB가 19만9000원, 512GB가 29만9000원이다. 삼성전자 950 에보와 비교하면 10% 이상 저렴하다. 반대로 인텔 제품보다는 10% 이상 비싸다.
조원석 웨스턴디지털코리아 지사장은 “SSD 라인업 출시 후 지사 매출이 분기당 30억~40억원가량 높아졌다”면서 “유통 경쟁력을 강화해 SSD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코리아의 연간 매출액은 2500억~2700억원 수준으로 본사 전체 연간 매출액(약 15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미만이다.
조 지사장은 “아직 샌디스크 영업조직이 완벽하게 통합되지 않아 기업간 거래(B2B) 플래시메모리 사업은 샌디스크가 하고 있다”면서 “정리가 마무리되면 지사 매출은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과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을 공동 운용 중인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 사업에서 큰 손실을 보자 반도체 사업을 분사시키고 신설회사 지분 19.9%를 매각해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웨스턴디지털은 본사 차원에서 도시바 지분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SSD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인수 입찰에는 SK하이닉스도 참여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