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재판 증인 출석’ 고영태 “최순실, 朴대통령 연설문 수정 직접 봤다…靑 비서 개인비서인 것처럼 했다”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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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방송 캡처

‘최순실 재판 증인 출석’ 고영태 “최순실, 朴대통령 연설문 수정 직접 봤다…靑 비서 개인비서인 것처럼 했다” 폭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고씨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을 처음 폭로한 뒤 잠적설이 돌았다.

이날 오후 1시 55분쯤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 나타난 고씨는 검정색 코트에 회갈색 정장 차림이었다.

고씨는 “헌법재판소에 출석할 건가”, “최씨를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 만나게 되는데 한마디 해달라”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곧바로 법정으로 향했다.

재판장에 들어선 고씨는 판사의 지시에 따라 방청석에서 증인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의를 입은 채 먼저 도착해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최씨가 자리를 옮기는 고씨를 향해 눈길을 던졌으나, 고씨는 최씨를 외면한 채 증인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소 긴장한 듯한 고씨는 간간이 말을 끊고 침을 삼켰으나 대체로 침착하게 검찰의 질문에 답변했다.

최씨와 고씨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때 사업을 함께 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던 최씨와 고씨이지만, 이날 재판에서는 국정농단 전반에 대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됐다.

실제로 고씨는 더블루K의 사실상 운영자가 최씨라고 주장했다. 반면 최씨는 앞선 공판에서 더블루K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람은 고씨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날 공판에서 고씨는 “(더블루K가) 내 회사였으면 내가 잘릴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고씨는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 의상 제작에 관여해왔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처음에는 (박 대통령의) 옷을 만들던 홍모 씨 의상실에 좋은 원단을 구해주고, 거기에 맞게 가방을 (제작)했다”며 “그 이후에 직접 옷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홍모 씨가 그 전부터 최씨를 통해 대통령의 옷을 제작한 사람이 맞느나”고 묻자 고씨는 “맞다”고 답변했다.

특히 고씨는 이날 법정에서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폭로했다. 검찰이 “(최씨가) 연설문을 고치는 것을 목격한 게 사실이냐”고 묻자 고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더블루K 사무실에서 (최씨가) ‘프린터가 안 된다’고 해서 최씨의 방에 들어갔더니 노트북 화면에 그런 문구, 그런 연설문 같은 게 쓰여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최씨와 통령의 관계에 대해서는 “류상영(전 더블루K 부장)이 얘기했던 것도 있고, 제가 직접 지켜본 것도 있다”며 “(최씨가) 청와대에도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았고, 청와대 비서들이 (최씨의) 개인비서인 것처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씨가) 무슨 일을 해도 ‘대통령을 위해서 일한다, 대통령 때문에 일한다, 대통령의 신의를 지키면서 일한다’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해서 둘의 관계가 굉장히 가까운 것으로 알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검찰 주신문을 거쳐 최씨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진행한 뒤 최씨가 직접 고씨기에게 질문할 기회를 줄 계획이다.

앞서 최씨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변론에서 고씨의 진술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날 재판에서 진실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핵심 증인인 고씨에게 출석 요구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일단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