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지식재산권(IP) 분쟁이 늘어나면서 사후 대응은 물론이고 사전 예방 및 초기 대응 중요성도 높아졌다. 상표권 분쟁 초기에 분쟁 상대방과 협상하거나 유사 상표 상황을 모니터링해 기업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24일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한류`를 기반으로 한 상품수출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해외지재권 대응 성공사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3년 설립된 화장품 전문 중소기업 로트리는 임직원 17명의 매출 약 60억원대의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2009년 태국 진출을 위해 현지 에이전트와 독점 판매 계약을 맺었으나 계약불이행으로 2013년 파트너사에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로트리는 2015년 새 에이전트와 판매계약을 하려 했으나 이전 에이전트가 상표권을 자기 회사로 명의를 해놓은 것을 확인했다. 상표권 반환, 명의 이전을 둘러싸고 소송까지 갈 위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KOTRA 방콕무역관에 설치된 해외지식재산센터(IP-DESK)와 태국 내 세관이 협조해 협상으로 최종 마무리지었다. IP-DESK는 KOTRA와 특허청이 공동 운영하는 공공기관이다.
로트리는 협상으로 시간과 비용을 모두 아낄 수 있었다. 상표권 반환을 위한 공식 레터발송에서 3차례 협상, 최종 합의까지 걸린 시간은 약 2주간이다.
방콕 IP-DESK 담당자는 “상표권 회수를 위한 소송을 진행했을 경우 최소 4년 이상 태국 내 수출이 중단됐을 가능성이 있었다”며 “태국 1년 수출액이 15억원이었는데 이를 4년으로 환산하면 60억원의 수출액을 보호하고 결과적으로 명의이전 비용으로 1000만원만 지출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IP-DESK에서는 세계 12개 사무소에서 다양한 우리기업의 지식재산 보호 업무를 지원한다. 예를 들어 현지 특허·상표 출원시 유사 상표를 검색하거나 법률 검토를 도와주기도 한다.
특히 KOTRA 방콕 IP-DESK는 IP유관기관인 저작권위원회 방콕사무소, 태국 세관·지식재산청·경찰 등이 참여하는 한-태IP협의회를 2011년부터 연 1회 이상 개최해오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최근 한류 콘텐츠가 중국, 동남아를 넘어 중동, 중남미 등으로 확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식재산 보호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인터넷, 전자상거래 등이 발달하고 한류 상품·서비스 수출이 늘어날수록 대상 국가와의 협정은 물론 상호 협조체계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은 주요 한류국가지만, 아직 한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FTA 등 무역협정 가능성이 높고 우리 기업의 지식재산 분쟁이 발생했을 시 사후 대응은 물론이고, 위조 및 침해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필요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시영 KOTRA 해외지재권보호사업단장은 “신한류 시대를 맞아 해외지식재산 경영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에 우리 기업들이 강력한 지재권 보호를 바탕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IP-DESK를 통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한-태IP협의회 연도별 주요내용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