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지성과 엄기준, 믿고 보는 연기력을 지닌 두 배우가 선사하는 복수극이 온다.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홀에서 SBS 새 월화드라마 ‘피고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조영광 PD, 최수진·최창환 작가를 비롯해 지성, 엄기준, 권유리, 오창석, 엄현경, 신린아 등이 참석했다.
‘피고인’은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지성 분)가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해내기 위해 벌이는 투쟁 일지이자 악인 차민호(엄기준 분)를 상대로 벌이는 복수 스토리다.
이날 조영광 PD는 “어둡고 침체되어 있는 사회 분위기에서도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힘들어하고 있을 사람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 등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드라마를 설명했다.
지성은 ‘피고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장르물을 해보고 싶었다. ‘피고인’이 갖고 있는 스토리 자체가 나와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 마음에 와 닿아서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면서도 “불편한 소재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소재여서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극중 지성은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사형수 박정우를 연기한다. 실제 지성 역시 아내와 딸이 있기 때문에 극 몰입이 더욱 힘겨웠다.
지성은 “대본에 주어진 신에 몰입해서 ‘이렇다면’ ‘저렇다면’ 상상하면서 연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끔찍했다. 나도 아내와 딸이 있어서 감히 상상하고 싶지도 않고, 진정성을 위한다고 상상을 하면서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지성을 살이 상당히 빠진 모습이었다. 조영광 PD 역시 현장에서 지성을 극중 번호인 ‘4866’으로 부른다며 “‘지소드’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혼신을 다해 안쓰러울 정도로 연기하고 있다. 틈만 나면 뛰어다니고 운동하고 밥도 굶는다”고 그의 열정을 입증했다.
엄기준은 극중 차민호와 차선호 1인 2역을 맡는다. 차민호는 형 차선호를 죽이고 자신이 차선호인 척 연기하며 살아가는 인물로, 어떻게 보면 세 명을 연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엄기준은 “1인 2역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악역은 악역인데, 두 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명이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연기에 포인트를 둔 점을 밝혔다.
아울러 “캐릭터가 작품 안에서 살아있으려면 목적과 이유가 있어야 연기가 선명해진다고 생각한다. 차민호는 살면서 자기가 얻고 싶은 건 얻었지만 잃는 게 많아지고 자신을 죄어오는 고통에 들어가는 사람이다. 희대의 악역이라고 하지만 점점 불쌍해지는 사람이 될 것 같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권유리는 앞서 SBS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연기를 펼치긴 했지만, 지상파 미니시리즈에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다. 권유리는 “걱정이 앞섰는데 장르물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많았다. 서은혜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됐는데, 고스란히 연기로 잘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품을 해야겠다고 했다”고 작품 선택 계기를 밝혔다.
아이돌 배우여서 시청자들의 우려가 있을 법도 하지만, 조영광 PD는 신뢰를 드러냈다. 조 PD는 권유리에 대해 “노력하는 연기자다. 손에서 대본을 놓지 않고 있고, 예쁘게 찍기보다 배우의 모습으로 찍어달라고 하는 걸 보면, 성숙한 연기자의 권유리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예능에서 활약하고 있는 엄현경은 “최근 예능에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드라마를 통해 어두운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이런 모습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피고인’은 최고 시청률 27%를 돌파하며 뜨거운 인기를 구가한 ‘낭만닥터 김사부’의 후속작이다.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긴장감과 몰입도 넘치는 스토리 그리고 지성, 엄기준, 엄현경, 여기에 2년간의 공백을 깨고 브라운관에 등장한 오창석까지 뭉친 ‘피고인’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성은 “전작이 잘 돼서 좋을 것 같지만 드라마를 해보니 전작은 별 영향이 없는 것 같다. 작품 준비하면서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은 주어진 그대로, 오버하지 말고 기대하지 말고 하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국이 어렵다고 거기에 끼워 맞추고 싶지 않다. 단순하다. (극중 같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고 (주인공이) 누명을 쓴 것이기 때문에 희망을 꼭 주고 싶다”고 드라마 본연에 집중해주기를 바랐다.
‘피고인’은 오는 23일 첫 방송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