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때 축가를 부르기로 했던 미국 가수 제니퍼 홀리데이가 14일 판단 실수라며 축하공연 계획을 철회했다.
뮤지컬 '드림걸즈'로 토니상을 받은 홀리데이는 트럼프 정권인수위가 전날 밝힌 몇 안 되는 취임식 축하공연 섭외자 중 한 명이다.
미국 연예 매체 '더랩'(The Wrap)은 이날 축하공연 철회 내용이 담긴 홀리데이의 공개서한을 입수해 보도했다.
홀리데이는 서한에서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역대 대통령들을 위해 초당적 취임 축가를 불렀던 전통을 단순히 지키는 차원에서 이번에도 축가를 부르기로 했던 것"이라면서 "트럼프 당선인 측이 '국민을 위한 환영의 콘서트' 무대에서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을 때 과거를 생각하며 '국민을 위해, 미국을 위해' 축가를 부른다는 데만 초점을 뒀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솔직히 내 목소리가 국민에게 힐링이 되고 양 극단으로 심각하게 갈라진 우리나라를 돕는 희망의 응집력이 되길 원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내 공연이 개인적 신념에 반하는 정치적 행동이자 도널드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를 지지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자인했다.
홀리데이는 특히 "제니퍼 홀리데이의 축하공연은 게이 팬들에게는 가슴이 미어질 듯한 일이라는 데일리 비스트의 어제 기사를 보고 난 뒤 나의 유일한 선택은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것이고, 취임식과 관련한 어떤 행사에서도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고 명백히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의 판단 착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