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게임 지식재산권(IP) 분쟁의 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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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게임업계에 지식재산권(IP) 분쟁이 잇따라 발생했다.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 시장을 대체하며 게임 가짓수가 늘었다. 한정된 소재로 경쟁해야 하다 보니 시스템과 콘텐츠 `표절`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분쟁을 종류별로 나눠보면 △중국과 한국 △한국과 글로벌 △한국 회사 간 다툼으로 나뉜다. 국경을 막론하고 전방위로 게임 IP 분쟁이 일어나는 셈이다.

◇중국과 한국, `장기전` 불가피

중국 게임사와 한국 게임사 간 분쟁에서 가장 치열하고 눈에 띄는 것은 한국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샨다게임즈 간 법정 소송이다.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서비스가 핵심이다.

`미르의 전설2` 저작권을 가진 위메이드가 샨다에 문제를 제기한 사건이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샨다는 수년 동안 중국 내에서 위메이드와 협의 없이 `미르의 전설2` 모바일게임 사업을 전개했다.

위메이드는 이에 따른 로열티를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 자사 IP가 어떻게 활용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각사는 한국과 중국 양쪽에서 민사·가처분 소송을 거듭한다. 샨다게임즈는 최근 위메이드와 `미르의 전설2` 저작권을 나눠 가진 자회사 액토즈소프트를 내세워 국내 대응에 나섰다.

넥슨은 최근 중국 완신사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로스트테일`이 자사 온라인게임 `트리오브세이비어`를 표절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로스트테일`이 12일 국내 출시되면서 넥슨은 소송을 검토할 방침이다.

로스트테일은 그래픽, 이용자인터페이스(UI) 등 `트리오브세이비어` 콘텐츠를 복제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킨 게임이다.

부정경쟁방지법으로 근거 법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법원이 킹과 아보카도 저작권 분쟁 사건에서 유사성만으로 부정 경쟁을 판단할 수 없다고 판결,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중국과 한국 게임회사 간 IP 분쟁은 장기전이다. 국내 게임사가 자칫 에너지를 쏟고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위메이드와 샨다 간 분쟁은 중국 법원 판결이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변수가 많다. 샨다의 불법 행위가 분명해 보이는 사안도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 `로스트테일` 분쟁은 일단 소송을 제기하기 전이다. 소송이 시작돼도 저작권 침해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판단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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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의 전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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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테일

◇한국과 글로벌, `판례` 멀지 않았다

한국 회사와 글로벌 회사 간 분쟁은 킹과 아보카도 소송이 대표 사례다. 이 소송은 1심에서는 아보카도(포레스트매니아)가 킹(팜히어로즈사가)의 권리 일부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2심이 저작권 침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모두 인정하지 않으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미 해당 게임(포레스트매니아)이 사실상 시장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앞으로 벌어질 게임 IP 분쟁에 선례를 남기는 의미가 크다.

◇한국 대 한국, `경고`와 `실익`

한국 회사의 IP 분쟁은 총 2건이다. 모바일게임 `부루마블` 개발사 아이피플스가 `모두의 마블`을 만든 넷마블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위반과 부정경쟁 행위 소송을 제기했다.

엔씨소프트는 이츠게임즈가 만든 모바일게임 `아덴`이 자사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시작했다.

두 사례 모두 저작권 침해보다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초점을 맞춘다. 이츠게임즈는 넷마블게임즈 자회사로, `아덴` 출시 이전에 법률 검토를 마쳤다. 아이피플스가 주장하는 `부루마블`과 `모두의 마블` 간 유사성은 저작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모바일게임 `리니지M`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츠게임을 향한 소송은 `리니지M` 출시를 앞두고 자사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아덴은 `아덴(리니지 내 재화)` `집행검(아이템)` `다크나이트(캐릭터)` 등 리니지에 등장하는 콘텐츠를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다. 모바일 MMORPG가 연달아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소송은 엔씨소프트가 업계에 보내는 경고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아이피플스는 올해 새로운 모바일게임 `부루마블`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출시 전부터 이미 소송으로 주목을 끌었다. 상장을 앞둔 넷마블게임즈와의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 이익이 목적으로 보인다.

아이피플스는 소송을 진행하면서 “2013년 넷마블 `모두의 마블`이 출시된 이후 엠앤엠게임즈(아이피플스 자회사)는 매출이 급감하고 2015년 사실상 폐업에 이르렀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아이피플스는 넷마블게임즈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1심에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판결을 끌어낸 킹과 아보카도 간 소송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2심에서 해당 판결이 뒤집힌 만큼 넷마블게임즈의 방어 논리가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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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 게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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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마블`

<게임 지식재산권(IP) 소송 쟁점>

게임 지식재산권(IP) 소송 쟁점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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