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이 국정교과서 정책 추진에도 손을 댄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10일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씨가 특검에 제출한 ‘제2의 최순실 태블릿PC’ 속에 2015년 10월 13일 대통령 말씀 자료가 있었다. 이날은 정부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을 공식 발표한 다음 날이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최근 입수한 제2의 태블릿PC에 ‘2015년 10월 13일 대통령 말씀 자료’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특검은 이 자료를 최씨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미국 출국을 앞두고 있던 박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수석비서관회의를 긴급 소집해 출국 3시간 전에 주재했다.
박 대통령이 국정교과서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당시 수석비서관회의가 처음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나라와 국민 경제가 어렵다”며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정치권이 불필요한 논란으로 국론분열을 일으키기보다는 올바른 역사교육 정상화를 이뤄서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근 특검 조사에서 해당 발언이 담긴 ‘말씀 자료’를 수석비서관회의 전날인 12일 최순실 씨에게 보낸 사실을 특별히 기억하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파일에 대해서 최씨의 수정사항이 유난히 많았다는 것이다.
특검 측은 수사 진행 상황상 최씨가 당시 연설문의 어떤 부분을 수정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