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SK텔레콤, 성장 필수요소는 `공유·개방·협력`

SK텔레콤의 뉴(New)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조성과 네트워크에 대규모 투자 계획은 공유와 개방, 협력 없이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진리를 실천으로 옮기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SK텔레콤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ICT 중심으로 융합이 빨라지는 만큼 새로운 전략 필요성을 절감, 포괄적 협력을 전제로 새로운 생태계 조성, 그리고 동반성장을 핵심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략을 도출했다.

궁극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장기적 생존 기반을 다지고, 글로벌 ICT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해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의 대규모 투자 행보는 SK하이닉스(10년간 46조원) 등 SK그룹 전체 기조다.

◇개방형 생태계 확산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이동통신 등 신기술은 산업간 융합을 가속화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활용 수준을 넘는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한다. SK텔레콤이 정의한 `뉴 ICT 생태계`다.

뉴 ICT 생태계에서는 ICT와 비 ICT, 산업과 산업간 융합·협력·확장이 반복된다. 뉴 ICT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SK텔레콤이 뉴 ICT 생태계 조성에 나서는 이유다.

구글은 애플과 경쟁을 위해 오픈소스 기반 안드로이드를 개발, 생태계 조성에 성공했다. 지금도 클라우드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방해 생태계 조성에 총력을 기울인다. 구글의 개방형 전략은 아마존을 비롯한 ICT 전반으로 확산된다.

뉴 ICT 생태계를 중심으로 장기적 생존 기반을 확보하고 글로벌 ICT 주도권을 확보하는 게 SK텔레콤 전략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CES 2017에서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등 글로벌 기업과 커넥티드카, AI, 자율주행 분야 협업을 논의했다.

박 사장은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벤처, 스타트업과 협력을 늘려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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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ICT 생태계 투자 분야

◇파급효과 큰 분야 집중 투자

SK텔레콤이 투자할 분야는 자율주행·커넥티드카, AI·빅데이터·스토리지, 스마트홈, 에너지관리, 미래형 미디어, 글로벌 콘텐츠 등 6대 분야다.

SK텔레콤은 앞선 네트워크와 양자 암호화기술(QRNG)로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국내외 주요 자동차 제조사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공동 개발해 해외 시장도 개척한다.

자체 개발한 한국어 자연어처리와 음성인식 기술로 AI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데 투자를 늘린다. 빅데이터와 뉴 ICT 영역과 결합을 통한 실제 비즈니스 모델도 개발한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와 협업, 스토리지 기술을 개발 중이다.

스마트홈 분야에서는 제휴사와 협력을 강화한다. 각종 가전기기 제조사, 건설사와 협업으로 개방형 스마트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또 IoT 인프라와 빅데이터 기반 에너지 관리 솔루션(EMS) 확대에도 투자를 확대한다.

가상·증강현실(VR·AR) 등 미래형 미디어 개발에도 힘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VR·AR 플랫폼 `T 리얼 플랫폼`을 공개,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콘텐츠 저작툴, 모바일 개발킷 등을 포함한 엔드 투 엔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글로벌 콘텐츠 사업도 모색한다. 음악, 영화 등 분야별 글로벌 콘텐츠 업체와 협력하고 자사 보유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추진한다. 콘텐츠 생태계 외연 확장을 위한 협력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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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ICT 생태계 육성방안

◇ICT 생태계 활성화 기대

박 사장은 “혼자만의 1등이 아닌 함께하는 1등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 계획대로 뉴 ICT 생태계 투자는 SK텔레콤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ICT 기업, 콘텐츠 제작사, 미디어 기업, 가전 제조사, 완성차간 시너지 창출과 동반성장이 기대된다.

신규 투자는 1인 창업자와 소규모 스타트업이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동인이다. 벤처육성센터가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 투자유치, 글로벌 진출을 도와 창업 생태계도 활성화된다. 생산과 취업유발 효과도 예상된다.

SK텔레콤은 뉴 ICT 생태계 외에 미래형 네트워크에 6조원을 투자한다. 이동통신 설비투자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SK텔레콤의 2017~2019년 단순 시설투자는 3조8000억원으로, 직전 3년(2014~2016년) 약 4조7000억원보다 대비 900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6조원 투자는 규모를 대대적으로 늘린다는 의미다.

통신사 투자는 ICT 산업 발전의 근간이다. 통신장비 업체를 비롯한 국내 ICT 후방산업 전반에 수혜가 예상된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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