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가요] ‘당신의 밤’, ‘무도’가 선택한 애국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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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교과서에서만 보던 인물들이 노래 속으로 들어갔고, 모든 이들의 이어폰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무한도전’이 2016년 마지막 날 발매한 ‘위대한 유산’ 프로젝트 음원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지난 2016년 12월 31일 프로젝트 음원 ‘위대한 유산’을 발매했다. 하하-위너 송민호, 도끼-유재석, 양세형-비와이, 황광희-개코, 박명수-딘딘, 정준하-지코가 팀을 꾸렸고 각자 하나의 트랙을 만들어 선보였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다양한 프로젝트 음원을 선보였고 모두 큰 인기를 누렸다.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위대한 유산’은 쟁쟁한 경쟁자들과 맞서야 했다. 무서운 인기를 달리고 있는 볼빨간 사춘기, ‘사춘기’ 시리즈를 마무리한 악동뮤지션, 입대를 앞둔 빅뱅의 정규 앨범이 이미 차트를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성공했다. 개코와 황광희가 발매한 ‘당신의 밤’은 발매 직후 각종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멜론과 지니, 네이버, 몽키3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외에도 ‘쏘아’ ‘만세’ ‘처럼’ ‘지칠 때면’ 등 ‘위대한 유산’의 모든 음원들은 상위권에 머무는 저력을 과시 중이다.

이번 앨범은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역사 지식을 전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멤버들은 이를 위해 설민석을 만나 수업을 받았다. 하하는 이순신 장군을, 광희는 윤동주 시인을, 유재석은 위인들의 명언을, 박명수는 독도를, 양세형은 안중군 의사를, 정준하는 세종대왕을 주제로 노래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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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메시지 전달에 있다. 힙합은 최근 가요계에서 핫한 장르로 떠오르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 내용은 주로 자기 과시적인, 스웨그가 주를 이뤘다. Mnet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와 트랩 장르의 유행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위대한 유산’ 음원들은 이 스웨그로부터 자유롭다. ‘무한도전’은 이미 대중에게 호감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음악을 선보이기만 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둔다. 여기에 ‘애국’이라는 키워드를 넣어 조금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힙합이라는 장르의 주제 확장성 측면으로 보면, ‘위대한 유산’의 성공은 나름의 의미가 있는 셈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음악적 완성도다. 강일권 평론가는 “많은 인기 많은 아티스트들 많이 참여했지만, ‘무한도전’이 아니었다면 이 정도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 ‘무한도전’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파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tne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