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 이니셔티브 2020] 김동욱 교수 "ICT 정책 방향에 대한 근본 성찰이 우선"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방향에 대한 근본 성찰이 출발점입니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장은 ICT 거버넌스 논의를 조직 개편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우리나라가 처한 ICT 산업 현실과 전략 과제를 점검하는 장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처한 ICT 현실을 냉정하게 성찰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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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통신 인프라와 스마트폰 판매량 등 하드웨어(HW) 분야에선 ICT 강국이라고 이야기한다”면서 “그러나 통신 속도가 빠르고 비싸고 좋은 스마트폰을 파는 것 외에 우리가 세계에 내세울 만한 것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데이터 트래픽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 데이터로 운반되는 콘텐츠, 빅데이터를 융합한 수준 높은 창의 서비스가 나올 만 했지만 아직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김 원장은 `전략`과 `사람`에서 원인을 찾았다. 우리나라는 혁신 서비스를 앞서 개발하고도 시장 가치를 확대하는 글로벌 시장 전략이 부족했다. 그는 모바일 금융을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 통신 인프라를 고려하면 모바일 금융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갈 조건이었다”면서 “모바일 금융을 통해 국민 생활 윤택과 경제 활성화 전략이 없었고, 정부 정책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가 주춤거리는 동안 중국은 알리페이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석권했고, 미국도 모바일금융 관련 원천 기술과 로열티로 부를 벌어들이고 있다.

김 원장은 ICT 정책에서 담당 인력의 역량과 유연성 확대를 주문했다.

조직보다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이 먼저라는 인식이다. 내공 있는 인재를 만들어 내고, 그런 것들을 조정하고 끌고 나갈 전문가가 ICT 정책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원장은 이스라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이스라엘은 관료 출신이 아니라 최고 전문가인 `치프 사이언티스트`가 ICT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결정한다. 그는 “치프 사이언티스트는 마치 정부 조직의 현장 실무자인 프로젝트 매니저(PM)처럼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 및 지원에 적극 움직인다”면서 “페이퍼부터 가져다 달라고 하는 우리 공무원 문화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ICT 현실에 대한 성찰을 밑바탕에 놓은 다음에야 새로운 거버넌스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 정부 정책과 비즈니스·시장 환경에서 왜 혁신 에너지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제대로 돌아본 다음 조직과 리더십 논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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