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신화에게 ‘장수 아이돌’ 타이틀은 이미 당연하다. 신화는 잠시 쉬어갈지언정 멈추지는 않는다. 신화만이 할 수 있는 음악으로 또 다른 레전드를 써내려가고 있는 이들은 그렇게 ‘신화’가 되어가고 있다.
신화는 2017년, 데뷔 20년차 그룹이 됐다. 어느덧 벌써 정규 13집 앨범까지 다다랐다. 거의 1년 9개월 만의 컴백이지만, 다들 바쁘게 개인활동을 하고 팬들과 소통한 덕분에 허전하지 않았다.
“연말에 컴백하게 돼서 뜻 깊어요. 여름에 활동하다가 겨울에 앨범을 내니 좀 더 무게감 있는 것 같아요. 팬들과 접촉할 수 있는 무대와 스케줄들이 많아서 기대도 되고 욕심도 나요.”(앤디)
“개인활동을 하다 오면, 신화 활동이 재미있고 포근해요. 스트레스 많이 안 받고 재미있게 활동하고 싶고, 팬들에게도 재미있는 활동이 됐으면 좋겠어요.”(에릭) “오랜만에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어서 기뻐요. 많은 분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만한 무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동완)
“거의 1년에 한 번씩 앨범을 냈다가 이번에는 공백이 길었어요. 오랜만의 활동이라 많이 기다리셨을 텐데 죄송하고, 그만큼 보답할 수 있는 시작이 될 테니 기대해주세요. 완벽하게 다 갖추기는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2017년 신화의 해로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혜성)
신화는 오랜만에 하는 컴백인 만큼, 정규 13집 앨범 ‘언체인징(Unchaingin)’을 파트를 나눠 발매하며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파트 1에는 팬송인 타이틀곡 ‘오렌지’를 비롯해 전에 볼 수 없던 신화의 밝고 유쾌한 매력이 담겼다. 파트 2는 본격적인 오프라인 활동을 하는 앨범으로, 지금까지 보여준 신화의 남성미에 한층 물오른 섹시와 시크를 느낄 수 있다.
“파트 1은 팬들을 위한 ‘윈터 스토리’ 같은 앨범이에요. 좋은 선물이 됐으면 했고, 파트2는 신화스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담겼어요. 예전 것의 연장선이 아니라 더 진화된 스타일을 추구했고, 그에 따른 새로운 창법이든 랩이든 창작을 했어요. 이 지점에서 ‘새롭다’ ‘아니다’ 판단이 갈리는 것 같아요. 또 파트 1, 2가 완전히 다른 것 같지만 섞어놓으면 잘 어울려요.”(민우)
“정규앨범이든 미니앨범이든 댄스와 발라드가 섞여 있잖아요. 파트 1은 신나는 댄스와 스윗(sweet)한 발라드였다면, 파트 2는 강렬한 댄스와 애절한 발라드에요. 약간 더 딥(deep)한 느낌이 있죠.”(에릭)
신화는 아이돌의 획일화에서 벗어나, 여러 스펙트럼의 남성미를 그려내고 있는 중이다. 신화의 과거 댄스곡들이 화려하고 격정적이었다면, 최근 발매한 곡들은 노련미와 절제미가 강조된 느낌이다. 점차 변해가는 퍼포먼스를 통해 신화는 끝없는 성장의 가능성을 증명해냈다.
타이틀곡 ‘터치’는 그 결정판이다. ‘터치’는 신화의 아이덴티티에 처음으로 시도하는 퓨처베이스를 주로 한 트렌디한 곡이다. 특히 다운 템포의 멜로디로 신화로서는 의외의 선곡이다.
“김도현 작곡가와는 수시로 음악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요. ‘터치’를 듣자마자 너무 좋아서 뺏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이 곡을 줄 수 있겠냐고 이야기했어요. 친한 사이여도 가수와 작곡가로서 민감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그만큼 곡이 좋아서) 부탁을 했어요.”(민우)
앨범을 준비하며 1000곡 이상을 듣고 추렸다던 이민우는 ‘터치’ 도입부만 듣고 바로 곡을 달라고 할 정도로 마음을 빼앗겼다. 그래서 멤버들에게 이 곡을 언급했고, 멤버들도 차례로 곡을 듣게 됐다. 김동완은 “민우가 감이 좋아서 추천한 곡들은 눈 여겨 보는 편이다. 지난 곡 ‘디스 러브(This love)’도 가이드 녹음한 뒤 들려줬던 곡이다”라고 이민우의 촉을 인정했다.
“래퍼 포지션이어서 강렬한 사운드의 곡을 좋아할 것 같은데 ‘터치’ 같은 BPM의 곡들을 좋아해요. 멜로디가 주가 되는 곡이요. 그런 곡들을 신화 타이틀곡으로 내세우기에는 밋밋할 수도 있죠. 그런데 ‘터치’는 그런 것들이 다 보완이 되는 것 같았어요. 알앤비(R&B)인데 퓨처 베이스의 날카로운 소리들이 파워풀하고 세련된 느낌을 지니고 있어서, 안무까지 더해지면 너무 부드럽지만은 않을 것 같았어요.”(에릭)
김도현 작곡가가 ‘터치’를 신화에 주기까지 고민이 많았는데, 퓨처 베이스를 어느 특정 부분에만 인용한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끌고 가는 베이스로 했기 때문이다. 에릭은 “신화의 기존 벌스를 무너뜨리는 곡이었다. 그래서 새롭게 포메이션되면 곡 느낌이 변형될 수 있어서 도현이가 고민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화는 ‘터치’를 타이틀곡으로 선택했다. 신화가 무조건 작곡가 의도를 따르겠다고 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곡이다. 신화는 새로움의 지점을 현명하게 파악했다. 생각지도 못한 도전을 거듭하며 신화만의 색깔로 흡수했다. 완전히 새로워진 ‘언체인징’이 낯설면서도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