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대형병원. 에너지 사용량을 조사하니 단위 면적당 74.9㎏oe/㎡로 나왔다. 상업용 건물 평균인 35.6㎏oe/㎡의 갑절이 넘는다.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적용도 검토했지만 병원 특수성 때문에 쉽지 않다. 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등은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행위가 시행되는 곳이다. 에너지 절감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의료기관 전력사용량은 36.8%로 전체 사용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병원 특수성을 고려한 에너지 절감에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원하는 `에너지 분야 IoT 융합서비스 실증사업`을 활용한다.
비즈테코, 아이들, 엠에스피씨앤에스, SYF C&C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의료기관 에너지관리 IoT 융합모델을 발굴, 개발하고 의료에너지관리시스템(M-BEMS) 효과를 검증했다.
국제성모병원과 컨소시엄 참여 업체는 병원 특수성에 맞는 BEMS 개발을 추진했다. 기존 BEMS는 건물설비 상태감시, 감시조작 시스템, 설비·조명·엘리베이터 관리, 에너지 사용량 체크 등으로만 구성됐다. 특수성이 많은 의료기관에는 부적합하다. 수술실, 병실, 응급실 등 에너지 관리가 모두 개별적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실시간 상황에 맞춰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자칫 단순히 에너지 절감을 추진했다가는 고객 불만은 물론 환자 생명에 위협 요인이 된다.
국제성모병원은 병원 특수성을 고려해 IoT 기반 에너지 관리 플랫폼을 구축했다. 병원 처방전달시스템(OCS)을 연동해 환자 입원과 수술 등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시설 공실을 관리한다. 응급실과 병실 등에 온도와 습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센서도 부착했다. 센서로 수집된 데이터는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다. 의료기관에 최적화된 IoT 기반 BEMS 플랫폼이 가능하다.
우희재 비즈테코 대표는 “전력 소비량이 많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을 중심으로 IoT 융합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면서 “온·습도 정보와 장비별 전력 소비량을 측정해 중앙서버에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사용 빅데이터도 수집한다. 이를 분석해 비효율적 에너지 사용 현황을 찾아낸다. 환자 서비스 만족도를 저하시키지 않는 에너지 절감 대책을 수립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임상 연구도 한다. 대장 수술을 할 때 어느 정도 온·습도를 유지해야 하는지 등을 연구한다.
전력 사용과 온·습도 현황을 관리하는 개인용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지원한다. 입원이나 요양 환자가 직접 에너지 사용 현황을 파악해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감에 참여한다. 환자 개별 에너지 관리 현황을 분석해 에너지 절약 포인트 등 추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병원 온·습도 관리는 중요하다. 잘못된 온·습도 관리는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 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환자 민원 대상 중 하나다. 국제성모병원 관계자는 “과거 수술실과 응급실 온·습도는 정확하게 측정해 관리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IoT 센서를 부착한 후부터는 실시간으로 온·습도를 관리해 에너지 효율화는 물론 환자 민원도 해결했다”고 말했다.
국제성모병원이 운영하는 실버타운도 에너지 관리 대상이다. 방마다 스마트플러그를 설치해 스마트폰 앱으로 온열매트, 선풍기, 에어콘 등을 관리한다.
해외 진출도 한다. 국제성모병원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마리아 병원과 에너지 효율화와 사업방안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기선완 국제성모병원 기획조정실장은 “알마리아와 의료기관 에너지 관리 효율화 협약은 우리나라 IoT를 UAE 현지 병원에 적용하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