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지난 19일 검찰은 25년 만에 “‘미인도’는 진품”이란 수사결과를 냈지만 감정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한 프랑스 감정업체 측이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미인도’ 진위 논란은 검찰수사로 끝을 맺지 못하고 법정 싸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장 페니코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대표는 27일 “검찰의 허가에 따라 ‘미인도’에 대한 과학감정 분석을 실시했다”며 “그러나 검찰은 객관적으로 검증한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페니코 대표는 “멀티스펙트럼 카메라를 가지고 문제의 ‘미인도’와 천 화백의 다른 작품 9점을 비교분석해 ‘미인도’가 위작이란 결론을 내렸다”면서 “우리가 사용한 감정기술은 기존의 미술계에서 사용하던 감정기술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수치결과를 도출하는 데 용이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페니코 대표는 “지난달 자체 분석기법을 활용한 결과 ‘미인도’가 진품일 가능성은 0.0002%라며 해당 작품이 위작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검찰과 유족 측에 전달했다”며 “감정 과정에서 사용한 모든 수학적·물리학적 계산방법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유명 물리학자와 수학자에게 검토를 받았고 인정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뤼미에르 테크놀로지가 검증한 방식대로 천경자 화백의 다른 9점의 진품을 적용한 결과 진품조차 진품일 확률이 4%로 낮게 나왔다”며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의 감정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페니코 대표는 “검찰 주장은 존중하지만 이런 주장을 할 때는 근거가 뚜렷해야 한다”며 “우리의 계산방식을 적용했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와 어떤 논의나 토의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