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 플랫폼 경쟁 시대` 완성차 모듈화·공용화 전략으로 개발 속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생산 플랫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생산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자동차 차급이 세분화되고 친환경자동차까지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플랫폼은 완성차 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손꼽히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플랫폼을 넘어 부품 단위 공용화까지 전략을 확보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 업체가 일부 차종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거의 전 라인업에 걸쳐 플랫폼이나 공용부품을 적용하는 단계로 확대하고 있다.

플랫폼은 자동차 엔진 섀시와 차체(보디)의 형태 전체를 말한다. 플랫폼 하나를 개발해 다양한 차종을 개발하는 플랫폼 전략은 업체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취하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자동차 전 라인업을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한다. 현대차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3가지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아이오닉이 성공적이라고 판단하고 추후 내놓는 전 친환경 라인업에 플랫폼 전략을 적용키로 했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28종으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 플랫폼 개발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28종 외에 추가 모델까지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인기가 많은 플랫폼을 선택해 고성능 차량과 같이 특수 모델로 발전시키는 라인업 추가 확보 전략도 함께 구사한다는 것이다.

Photo Image
아이오닉 3종.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 3종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다.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 자동차는 차종별로 배터리 용량부터 부품 수와 양이 모두 다 달라 공용화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몇 개 플랫폼으로 28종 이상의 전 차종을 모두 커버하는 것이 목표다. 시스템 레벨에서 공용화가 어렵다면 모듈·셀 레벨 공용화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타는 내년부터 출시되는 차량에 `TNGA(토요타 넥스트 제너레이션 아키텍처)`를 통해 개발한 파워트레인을 적용한다. TNGA는 플랫폼 공용화를 넘어 전체 아키텍처를 공용화하는 전략이다. 내년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할 캠리가 그 첫 제품이다. 이 엔진은 2.5리터 가솔린, 하이브리드카 전용 엔진으로 고속연소기술과 가변제어시스템 등을 통해 열효율 40%(가솔린), 41%(하이브리드)를 달성할 수 있었다. 토요타는 2021년까지 이번 엔진을 포함해 9종·17 베리에이션, 4기종·10 베리에이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6기종·10 베리에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2021년 토요타 판매대수 60% 이상이 TNGA를 통한 차량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Photo Image
토요타 인라인 4기통 2.5리터 직분사 가솔린 엔진. 제공=한국토요타
Photo Image
TNGA 전략으로 개발한 토요타 8속 자동변속기. 출처=한국토요타

르노-닛산도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에 공용 플랫폼 전략을 선택한다. 최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각사의 전기차 모델인 르노 조에(Zoe)와 닛산 리프(Leaf) 차세대 모델에 플랫폼과 전기모터를 공용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사가 디자인을 다변화한다. 전기차 개발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면서 디자인은 다변화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플랫폼을 넘어 배터리팩까지도 공용화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최근 카를로스 곤 회장 주도하에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양사간 조직을 통합하고 기술 공유를 확대하기로 했다.

공용화로 성공한 예는 폭스바겐이 대표적이다. 폭스바겐은 모듈구조(MQB) 플랫폼을 개발해 수십종의 차를 생산하는 구조를 체계화했다. 폴로부터 파사트까지 크기를 가리지않고 다양하게 커버할 수 있는 모듈러 플랫폼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구축되면 원가절감에다 제품화 속도를 앞당길 수 있어 업체들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플랫폼 개발비용이 크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피해규모도 큰 것은 단점”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