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 빅뱅이 써내려간 10년, 앞으로도 함께할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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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그야말로 가요계의 대폭발이다. 2006년 싱글앨범 ‘빅뱅’으로 데뷔한 빅뱅은 2016년,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무후무한 기록을 써내려가며 최고 아이돌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그 누구보다 강한 팬덤의 힘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바빠지기도 했다. 계속되는 투어와 솔로 활동에 국내 팬들은 빅뱅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일 정도였다. 마침내 지난 13일, 1년 4개월 만의 완전체 앨범 정규 3집 앨범 ‘메이드(MADE)’가 발매됐다. 정규앨범으로는 무려 8년 만이다.

“정규앨범이 8년 만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어요. 시간개념이 없을 법도 한 게, 매년 계속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이에요. 요즘에도 투어를 하는데 자고 일어나면 여기가 어디인지 모를 때도 있어요. (웃음) 정규앨범이 적어서 결과물을 빨리 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기에는, 사람들이 빅뱅 10주년이라고 말해줘서 알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갔어요.”(지드래곤)

“정규 8년 만이라 더욱 감회가 새로워요. 이번 활동은 완전체로 활동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고, 방송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해서 최선을 다해 임할 각오에요.”(승리)

“‘메이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어요. 그래도 시간 내에 완성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해요. 노력이 날아가지 않은 것 같고 (여전히)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대성)

이번 정규앨범은 지난해 5월부터 4개월간 매달 발표한 싱글 ‘M’ ‘A’ ‘D’ ‘E’를 종결짓는 앨범이기도 하다. 각 싱글에 수록됐던 2곡씩과 신곡 3곡 ‘에라 모르겠다’ ‘라스트 댄스(Last Dance)’ ‘걸프렌드(Girlfriend)’ 등 총 11곡이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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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다달이 ‘메이드’ 싱글 앨범들이 나오고 바로 다음 달에 정규앨범이 나왔어야 해요.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기에 모자란 점이 많다고 생각돼서 미루다보니 1년이 흘렀네요.”(지드래곤)

태양은 타이틀곡 ‘에라 모르겠다’에 대해 “철없는 감정이 담겼다”고 말하며 웃었다. 지드래곤은 “어떤 선배님이 가수는 너무 철이 들면 안 된다고 하셨다. 저는 그걸 순수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마냥 어린 애처럼 어리광을 부린다는 게 아니라 음악적으로 만큼은 순수함, 열정을 잃지 않으려고 생활을 하는 것 같다”고 ‘철이 없음’에 대한 설명을 했다.

그러면서 지드래곤은 “아이들에게 질문했을 때 생각지도 못한 답이 나왔는데 그게 진리일 때인 것처럼, 우리도 나이가 들어가고 있지만 그런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에라 모르겠다’는 정말로 그런 순수한 의도 속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발견한 곡이다. 이미 작곡가진이나 스태프들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성장해버린 빅뱅이지만,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빛나는 영감이다.

“다음 앨범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처음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그 사랑을 유지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가수로서 더 좋은 앨범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커요. 그래서 오랫동안 작업을 하다가 누군가가 ‘에라 모르겠다, 그냥 만들어버리죠’라고 했는데, 테디가 ‘그걸로 곡 만들어볼까’한 게 ‘에라 모르겠다’의 가장 기초적인 테마에요.”(지드래곤)

그래서인지 노래는 빅뱅의 상황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이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려 애쓰지는 않았다. 대중들은 빅뱅의 긴 공백기 전 마지막 앨범이니 더욱 센 무대로 나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빅뱅은 ‘좋은 노래는 듣게 되고 안 좋은 노래는 안 듣게 된다‘는 단순한 근본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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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타이틀곡 ‘라스트 댄스’ 역시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나 어른이 되나봐요/왜 이렇게 불안할까’라는 도입부 가사는 왠지 모르게 빅뱅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정서적으로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탑) “빅뱅이 계속해서 잘 되어왔는데 언제고 계속 잘 될 수 없다는 걸 알아요. 올라간 만큼 떨어질 수 있는 건 당연하기 때문에 멤버들 모두 불안함이 있죠. 초조함이라기보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다들 군대 다녀오고 나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예상할 수도 없고요.”(지드래곤)

‘걸프렌드’는 타이틀곡을 제외하고 유일한 신곡으로, 타이틀곡과 달리 달콤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탑은 이 노래가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라며 “팬들을 생각하며 가사를 썼다”고 밝혔다. 빅뱅의 선물이자 팬송인 셈이다.

“빅뱅 초기 느낌, 향수가 있는 곡이에요. 물론 지금 발매된 노래지만, 과서 싱글들을 낼 때 어디엔가 들어갔어야 하는 노래였죠. 그런데 ‘메이드’ 싱글 목표는 한 곡 한 곡 다 다른 장르로 내고 싶어서 잠시 킵해뒀어요.

가사를 쓸 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 곡은 술술 써졌어요. 조금씩 만나는 사람도 줄어들고 같이 있는 사람들만 만나게 되고... 지금 느끼는 미묘한 감정들을 말하듯 썼어요. 녹음 디렉팅을 볼 때도 ‘노래를 잘 하려 하지 말라’고 요청했어요. 기교를 부리기보다 감정과 느낌에 신경을 썼어요.“(지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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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을 포함해 각기 다른 스타일의 트랙을 담은 ‘메이드’는 빅뱅의 다채로운 개성과 질리지 않는 독특함과 닮아있다.

“다른 분들도 작사 작곡을 다 잘하시지만, 저희만의 다른 점을 이야기하자면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는 거예요. 그게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빅뱅의 음악으로 만났을 때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태양)

“오히려 양현석 사장님이 대중적인 케이스에요. 저희는 실험적인 곡들을 많이 만드는데, 소위 말해 정말 많이 까이죠. 저희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그룹이잖아요. 그래서 지난곡 ‘베베’도 (다가가기)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들 재미있게 봐주셨어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우리의 생각이 맞다고 더 믿게 됐어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입맛을 맞추다보면 자기 복제를 하게 되는데, 아티스트로서 발전도 없고 가수로서도 재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지드래곤)

“계산하고 노래를 만들지 않고, 오히려 곡 컨펌을 받을 때 생각하죠. (웃음) 우리가 들었을 때 떳떳한 노래를 할 때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탑)

그러면서도 지드래곤은 “우리도 음악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트렌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행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르를 수렴하되, 그 과정에서 모든 음악을 ‘빅뱅스럽게’ 승화시키는 것이다.

이 같이 가수로서 지녀야할 도전정신과 자신감,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는 힘을 빼고 생각하는 여유, 그리고 팬에 대한 사랑 등은 빅뱅을 10년간 이끌어온 비결이었다. 위기가 닥쳤을 때는 다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서로 존중하고 양보하며 팀을 유지해왔다. 탑은 진지하게 다투거나 싸워본 적이 없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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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로서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데뷔 초창기 때는 앨범도 내고 공연도 하며 돌아다닌다는 걸 생각도 못했어요. ‘가수생활이 이렇게 힘들었나’ 싶을 정도로 바빴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초창기 때 했던 것들이 우리가 꿈꿔오던 것들을 이루기 위한 것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데뷔 10주년, 빅뱅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성장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떨 것이라고 미리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멋있고 자신이 있으면 시간이 걸릴지라도 더 성장한 모습들로 다시 뭉치지 않을까 싶어요.”(태양)

“꿈꿔왔던 삶을 살고 있죠. 방송을 많이 하기보다 콘서트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수가 되길 바랐는데, 지금 이렇게 투어를 하며 각국의 팬들을 만나잖아요.”(탑)

“초등학교 졸업장을 펼쳐봤더니 장래희망에 ‘가수’라고 쓰여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가수가 되어 있으니 꿈속에서 살고 있는 거라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10년을 갈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지드래곤)

내년이면 멤버 탑을 시작으로 다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빅뱅이 더 멋져진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오히려 긴 공백기를 거치고 다시 뭉친 빅뱅은 어떤 모습일까 기대가 크다.

“지금까지는 빼곡하게 잘 쌓아온 것 같아요. 그간 좋은 일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문제를 잘 이겨내기도 했고 많은 도움도 받았고, 성장하고 어른스러워지면서 알차게 시간을 써왔어요. 공백기를 어떻게 써야 할지가 숙제인 것 같아요.”(지드래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