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수년간 침체 벗고 기지개..."PC시대 명성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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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구글과 애플에 밀려 `한물간 공룡`이라는 오명이 붙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다시 전성기를 열었다.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연착륙과 성장 기대감으로 주가는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IT업계는 체질개선을 주도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 실험에 주목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가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등 신사업 연착륙으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았다”며 “사티아 나델라 CEO의 방향성에 투자자들이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결과”라고 보도했다.

MS 주가는 이달 13일 장중 62.98달러를 기록하며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델라가 주도한 혁신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MS는 성장동력 발굴에 실패해 구글·애플 등 기업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티브 발머 전임 CEO 재임 기간인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연간 매출은 94억달러에서 220억달러까지 늘었지만 주력인 윈도 운용체계(OS) 비중은 33%에서 20% 아래로 지속 감소했다.

위기의 순간 구원 투수로 나선 사람이 사티아 나델라 현 CEO다. 2014년 1월 취임하자마자 `클라우드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를 외치며 `윈도 온리(Windows Only)` 사업 구조에 메스를 가했다. 그는 MS가 애플, 구글뿐만 아니라 세일즈포스닷컴, 아마존 웹 서비스 등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을 진짜 부진의 이유라고 진단했다.

나델라는 최근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365 개선 작업 등 혁신을 주도했다. 6월 회계 결산 기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와 `오피스365`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16%, 54% 증가했다. `애저`는 아마존 웹 서비스 매출 대비 20% 수준이지만 최근 매출 상승세는 폭발적이다.

월가는 MS 미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포화상태인 데스크톱 소프트웨어 의존도를 낮추고 클라우드 컴퓨팅, AI 등 신사업 분야 역량을 강화하며 기술 선도 기업으로 재탄생하는 행보가 투자자 요구에 부합했다고 분석했다.

나델라는 기존 인사체계도 과감하게 개혁했다. 은퇴 임원이 누리는 막강한 권한을 축소하고 인수기업 CEO를 과감히 채용했다. 회사 내 반발이 따랐지만 나델라는 “우리가 큰 혁신을 놓친 것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며 변신에 속도를 냈다.

`지나치게 공격적`이란 평가가 있었던 인수합병(M&A) 평가도 이제는 긍정적이다. MS는 이메일 앱 업체 `아콤플리`와 일정 관리 앱업체 `분더리스트`, 달력 앱업체 `선라이즈`를 잇따라 인수했다. 올해는 영국 스마트폰용 키보드 앱 스타트업 스위프트키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곧바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기업 `자마린`을 품었다. 이달에는 세계 최대 비즈니스 SNS기업 링크드인을 260억달러에 인수하며 M&A 행보에 방점을 찍었다. 오픈 소스 관련 투자를 두고 비난을 퍼붓던 발머 전 CEO는 자마린 인수를 두고 최근 “성공한 투자”라며 MS의 오픈 소스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나델라 CEO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위기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훌륭한 도구”라며 현재 MS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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