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2016 결산|JTBC] 지상파·CJ 경쟁 속 ‘꽃 길’ 찾은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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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제공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지상파와 CJ E&M 계열의 케이블 방송들이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가운데,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JTBC가 꾸준한 아이디어로 자신들만의 길을 찾았다.

보도 부문은 이미 지상파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JTBC의 다른 결과물들 역시 서로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고, ‘믿고 보는 JTBC’ 이미지를 형성했다. 이는 종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큰 일조를 했다. 1년간 알차게 맺은 꽃봉오리가 2017년 만개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한 해였다.

◇ 메시지 담은 ‘웰메이드’ 양성소 등극

지난해 웅장한 스케일과 세련미 넘치는 드라마를 편성한 JTBC는 올해는 마음 따뜻해지거나 울림이 있는 작품을 선보이는데 집중했다. 현재 종편 드라마들이 사라진 가운데, 유일하게 명맥을 잇고 있는 JTBC의 신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첫 작품 ‘마담앙트완’은 심리상담센터를 배경으로 마음 속 상처들을 다루며 단순한 ‘로코물’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하지만 어설픈 설정과 전개, 전문성 부족한 정보들로 최저 시청률 0.3%(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기준, 이하 동일)의 굴욕을 겪었다.

이런 실망감이 반영됐는지 후속작 ‘욱씨남정기’ 역시 1.0%대로 시작했다. 하지만 직장 내 존재하는 다양한 갑을관계를 보여주며 이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고, 최고 시청률 3.1%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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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방송된 ‘마녀보감’도 평균 2%대를 유지했고, 불완전한 청춘을 감성적으로 그려낸 ‘청춘시대’는 방영 마지막 주 시청률 2.0%를 웃돌았다. ‘웰 다잉’을 다룬 ‘판타스틱’ 역시 2.0% 중반대로 달렸고, 불륜을 적절하게 소화해낸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최고 3.3%를 기록하며 좋은 작품의 힘을 증명했다.

올해 JTBC의 드라마들은 직장과 청춘, 가정 등 현실적인 이야기부터 죽음, 마법세계까지 다양한 소재를 다뤘다. 용두사미가 되는 일 없이 탄탄한 스토리와 전개를 펼쳤고, 자극적인 이야기 없이 은은한 메시지를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예능 또한 착한 작품들이 등장했다. 2014년 ‘비정상회담, 지난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이어 ’말하는대로‘ ’한끼줍쇼‘ 등이 편성됐다.

‘말하는대로’는 일명 버스킹 강연을 펼치는 포맷이다. 유명인들이 거리로 나가 자신의 속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공감하고 이해하는 장을 만든다. 그동안 강연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말하는대로’는 함께 대화하듯 가까운 소통을 하고자 하는 점이 차별점이다.

‘한끼줍쇼’는 강호동과 이경규의 대대적인 만남을 앞세워 유쾌하고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저녁일상이 사라진 현대인에게 가족 혹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함께 밥을 먹으며 ‘식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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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진 불 되살리고, 피로도 줄이고

올해 JTBC 예능국은 인기 프로그램들은 시즌제로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예능들을 론칭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냉장고를 부탁해’ ‘최고의 사랑’ ‘아는 형님’ 등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방영 중이다.

특히 ‘아는 형님’은 올해 JTBC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둔 예능프로그램이다. ‘아는 형님’은 방송 초반 고전했는데, 올해 ‘형님학교’를 콘셉트로 해 포맷을 변경하며 JTBC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JTBC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도, 초반 성적이 안 좋다 해서 바로 폐지시키지 않는 미덕을 보여준 덕분이다. 아울러 지상파였으면 할 수 없는 날 것의 멘트와 설정들은 적정 수위를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JTBC가 강세를 보이는 음악예능 시장에서도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론칭된 ‘히든싱어4’와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은 각각 지난 1월과 7월까지 방영되며 여전한 인기를 자랑했다. 다양한 과거 가수들이 기지개를 펴는데 한 몫한 ‘슈가맨’은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하고 떠났다.

올해 새로 론칭된 음악예능은 ‘힙합의 민족’ ‘팬텀싱어’ ‘싱포유’ ‘걸스피릿’ 등이다. ‘팬텀싱어’는 남성 4중창을 목표로 하고, ‘싱포유’는 직접 시청자들의 사연을 노래로 만들고, ‘걸스피릿’은 걸그룹의 숨겨져 있던 실력자를 발굴했다. 같은 음악예능이지만 주제와 형식을 달리해 신선함은 높이고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줄였다.

특히 ‘힙합의 민족’은 ‘할미넴’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음악예능을 개척했다. 트렌드한 소재인 힙합과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인물인 할머니를 결합해 뜻밖의 재미를 이끌어냈다. 인기에 힘입어 현재는 ‘힙합가문’이라는 그룹을 토대로 대결을 진행하는 포맷의 시즌2를 방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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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뢰도 상승...2017 시너지 폭발 기대

결정적으로 JTBC가 신임을 얻게 된 이유는 시사프로그램 덕분이다. 올해 하반기,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정치 이슈들이 넘쳐났다. 어지러운 시국 속 신뢰를 잃은 지상파 뉴스 사이에서 손석희 사장의 JTBC는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특히 ‘뉴스룸’은 최고 시청률을 끊임없이 경신하며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실감케 했다. 지난 10월 처음으로 8.0%를 돌파한 ‘뉴스룸’은 전날 대비 두 배 가까이 시청률이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8일에는 9.0%로 자체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6일 방송분은 10.0%를 차지하며 자체 최고이자 종편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지상파 뉴스와 비교해도 유의미하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8 뉴스’는 전국기준 5.4%, MBC ‘뉴스데스크’는 4.9%를 차지했다. ‘뉴스룸’을 뛰어넘은 뉴스는 KBS1 ‘9시뉴스’가 유일하다.

‘썰전’은 사건에 따른 긴급녹화를 계속해서 추가 진행하며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심도 깊은 토론과 솔직하게 현실을 꼬집는 발언들은 대중을 열광하게 만들었고, 가치 높은 시사프로그램으로 다시 한 번 거듭났다.

정직한 보도와 발맞춘 토론이라는 방송의 본질을 놓치지 않은 JTBC는 올 한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덕분에 아직도 종편에 대해 남아있는 대중의 일말의 불신을 사라지게 만드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 발판은 방송국을 비롯해 드라마와 예능 등 타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앞서 말한 JTBC의 도전정신과 과감히 투자하는 뚜렷한 목표가 있기에 가능했다. 올해의 시너지가 2017년까지도 지속돼 폭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