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래 챔피언을 함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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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열 홍익대학교 교수

스타트업이 세계 화두다. 스타트업 논의가 주목받게 된 것은 2011년 `미국 창업 계획(Startup America Initiative)`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정부는 10억달러 재원으로 창업자금 지원, 창업가정신 교육, 창업 장애 요인 제거, 대기업과의 협력 강화 등 스타트업 정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5년 기준 미국 주요 600개 스타트업의 평균 총자산이익률(ROA)이 16.8%로 나타나는 등 S&P 500에 들어 있는 세계 대기업 7.1%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도 다양한 스타트업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영국은 런던에 `테크 시티`를 마련하고 창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2011년 85개 기업으로 시작한 테크 시티는 최근 5000개 기업이 입주, 세계 창업 중심지가 되고 있다. 독일 창업 정책도 야심 차다. 2014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창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청년 창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독일 경제에너지부는 대학과 연계한 `엑시스트(EXIST)` 프로그램을 운영, 독일을 창업국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 차원에서 창업이 강조되는 이유는 생산 방식 변화에 따라 일자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미래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로봇, 인공지능(AI), 생명공학, 3D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는 2020년이 되면 주요 15개국에 710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고용 대책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실제로 2008년 이후 산업의 융·복합 현상으로 말미암아 전통 제조업 기반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고용활성화 정책이 등장했다. 이 정책의 주요 내용은 취업 우선, 인력자본 개발과 함께 창업이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변화된 경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기술기반형 창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오늘날 창업 정책은 고용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다보스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 만들어지는 직업은 210만개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교육과 기술기반형 창업이 핵심 정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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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테크시티에 스타트업이 몰려 있는 모습.

세계 추세에 발맞춰 중소기업청에서는 대중소기업협력재단과 함께 상생 서포터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다양한 창업 정책이 실시되고 있긴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스타트업 기업의 초기 안정과 수출을 연계하는 글로벌 창업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정부와 대기업·공공기관이 함께 1대1로 재원을 마련해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형 수출을 확대하고, 우수 협력 기업의 글로벌 진출 성공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기업과 공기업에서 퇴직 예정인 해외 시장 개척, 마케팅, 재무 분야의 고급 전문 인력을 청년 창업자에게 연결해 멘토링 역할을 맡기로 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윈윈 할 수 있는 발상이다.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는 생계형과 기술기반형 창업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상생 서포터스는 기술기반형 창업을 대상으로 하며, 창업에 성공한 경우 시너지 효과가 높게 나타날 것이다. 상생 서포터스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대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 경험과 플랫폼을 활용하고, 퇴직 전문 인력의 글로벌 및 기업 운영 분야에서의 역량을 결합시키면 실력있는 창업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스타트업의 추세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아이디어 기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제 막 도입되기 시작한 상생 서포터스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혁신 아이디어와 대기업 글로벌 시장 개척 경험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전문가를 결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상생 협력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일은 미래 챔피언을 만드는 지름길이자 경제 분야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명열 홍익대 교수 myoh0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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