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제 미래자동차 포럼`에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처한 위치를 짚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SWOT(강점, 약점, 기회, 위기)를 분석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고비용 저효율 생산 시스템으로 인해 생산과 수출량이 모두 감소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0월 누적기준 세계 5위 생산국 자리를 인도에 내주고 6위로 밀려났으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 자동차 산업 정책으로 큰 위기를 맞게 됐다. 2015년 기준 국내 대미 무역 흑자 65%가 자동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김용근 회장은 “한국 완성차 업계 인건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R&D 투자규모는 상대적으로 열세”라면서 “노사관계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정립하지 않으면 `메이드 인 코리아`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배기가스 규제 등으로 인해 친환경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회 시스템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인프라 미흡으로 점유율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아파트 위주의 주거 시스템 상 충전기를 설치하기 어려운데다 전기요금 누진제로 별도 전기공사까지 해야 하는 등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1회 주행 거리 위주의 전기차 기술 개발보다는 사회 수요층을 명확하게 파악해 이에 맞게 전기차를 개발·보급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서 출·퇴근 위주나 간단한 쇼핑을 위한 용도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친환경차는 친환경 사회와 연관이 되어 있다”면서 “전력공급망을 바꾸고 거주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전기차 충전 문제가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 가장 맞는 전기차 정책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인프라에 대해서는 글로벌 위주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주한 퀄컴코리아 상무는 “국내 인프라만 기준으로 보지 말고 글로벌로 시각을 돌려서 전기차 시장으로 바뀌었을 때 인프라와 일자리 전환이 무리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