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대 강점은 서비스 융합 능력이자 환경입니다.”
김재환 서울대 융합기술연구원 자율주행차연구실장은 우리나라가 가진 강점이 융합 능력과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핵심 센서·부품 등 원천 기술에서 뒤진 게 사실이지만 자율주행차가 실제 운행할 때 필요한 제조와 서비스 속도에서 다른 곳보다 앞설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김 실장은 내년 말부터 판교제로시티에 세워질 테스트베드 실증타운에 기대를 걸었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판교제로시티에 도시형 테스트베드 실증타운 조성을 추진해왔다. 실증타운은 총 길이 5.6㎞로 4㎞ 길이의 자율주행 노선과 1.6㎞길이 수동 운전구간으로 조성된다. 경기도는 내년 12월까지 1단계 구간 1.6㎞ 구간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차량주행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받아 교통상황을 관리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중앙관제센터도 도입한다.
김 실장은 판교제로시티에 들어설 실증타운 조성에 책임자 역할을 맡았다.
그는 “실증타운이 세워지고 자동차가 운행하면 실제 자율자동차가 운행됐을 때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표준 규약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잘 갖춰진 빠른 통신 인프라와 새로운 것에 잘 적응하는 우리 문화는 산업에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증타운에서는 여러 자동차제조사와 연구진이 함께 자율주행차를 운행한다. 이 과정에서 통신과 지도, 자동차와 사람 간 관계 등을 모두 점검할 수 있다. 통신규약은 물론 법적 문제와 사회적 문제를 공론화해 검토하고 표준으로 이끌 수 있다.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새로운 서비스사업 모델도 이곳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자동차 모습이 바뀌고 자동차란 공간에서 인간이 새롭게 `할 일`을 찾기 때문이다. 아직 상상 수준이지만 다양한 새 일거리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 점에서 판교제로시티는 새로운 자율주행차 산업의 기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자율주행차를 소프트웨어와 통신, 전기전자 집합체라고 설명했다. 기존 기계식 자동차와 달리 운행은 물론 사물인식, 통신이 모두 전기·전자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 역시 대학 전공은 기계분야인 자동차공학이었다.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자동차 전자제어시스템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후 10여년 간 자율주행차에 매달렸다. 그간 쓴 국내외 논문만 20여편에 이르고 특허도 5건이나 출원했다.
2013년 융기원으로 자리를 옮긴 후 광교테크노밸리에서 자율주행차 운행 경험을 쌓았다. 1.8㎞ 운행구간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운행해 3년여 동안 운행거리만 2만㎞가 넘는다.
그는 “자율주행차를 3년 넘게 운행하면서 다양한 사안에 부딪혀왔다”며 “판교제로시티에서 여러 차들과 함께 운행하면 자연스럽게 자율주행차 시대에 필요한 다양한 규약과 표준,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