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서문시장 방문 후 차안에서 눈물” 靑 언급 불구…대체로 싸늘한 民心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으나 민심은 대체로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보였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을 찾아 취재진에게 “박 대통령이 서문시장에 도착해 김영오 상인회장과 함께 피해지역을 둘러봤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시장 상인 여러분들이 제가 힘들 때마다 늘 힘을 주셨는데, 너무 미안하다. 현재 상황에서 여기 오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도움을 주신 여러분이 화재로 아픔을 겪고 계신데 찾아뵙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가 아닌가 생각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정연국 대변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정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피해지역을 둘러본 후 피해 상인들을 직접 위로하려 했지만, 화재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현장에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경호팀으로부터 들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차 안에서 우셨다고 한다”고 전하며 “경제수석에게 관계부처가 지원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를 ‘정치적 고향’으로 둔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와 대선후보 시절 위기에 몰릴 때마다 수차례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힘을 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로 지지율이 4%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방문만큼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박사모를 비롯한 일부 시민이 “박근혜 힘내라”라고 외치며 "박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잘못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한 반면 상당수 상인들은 박 대통령의 짧은 ‘15분 방문’에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시장 입구에서는 대구 시민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하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