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에는 편의점에서 거스름돈을 현금대신 교통카드 등 선불카드에 충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마트나 약국에서 잔돈을 계좌에 송금 받는 등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만드는 사업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1일 한국은행은 `동전 없는 사회` 구현을 위한 시범사업 첫 단계로 내년 상반기부터 편의점에서 잔돈을 선불카드에 충전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한은은 조만간 입찰을 통해 시범 서비스를 시행할 편의점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편의점은 소액, 단품 거래가 많고 T머니, 교통카드 등 선불카드 충전 인프라가 이미 구축되어 있어 시범 서비스에 적합하다. 편의점에 설치된 선불카드 충전 단말기를 이용해 고객 현금 거래 시 생기는 잔돈을 고객 선불카드에 충전하고 이후 편의점 사업자와 선불카드 사업자 간 정산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거스름돈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불편을 줄일 수 있고 한은은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동전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편의점에서 사용하는 선불카드 충전 단말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비용 최소화가 가능하다”면서 “편의점 종업원이나 고객에게 익숙한 방식이어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부터는 2단계 시범사업으로 잔돈계좌 입금 또는 포인트 적립 서비스 등 새로운 잔돈 적립모델을 추진하고 대상 업종도 약국이나 마트 등으로 확대한다.
한은은 이번 사업으로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동전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통계를 보면 동전 및 지폐 발행과 관련한 비용이 증가 추세다. 지난해 국내에서 동전과 지폐 등 화폐를 만드는데 들어간 비용은 144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1215억원보다 18.5% 증가한 수치다. 이중 지폐(은행권)는 900억원으로 2014년(807억원)보다 11.5% 늘었고 동전(주화)도 540억원으로 전년(408억원)대비 32.4% 증가했다.
한편 한은이 6∼9월 전국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6.9%는 잔돈으로 동전을 받아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동전 없는 사회에 대해서는 찬성이 50.8%로 반대 23.7%보다 많았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