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모델이라도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차를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자동차 업계 `한정판` 마케팅이 한창이다. 가격대비 성능이 좋거나 희귀성이 높을 경우 완전판매 속도도 빨라 한정판이 자동차 업계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개성을 살릴 수 있고 원하는 선택사양을 저렴한 가격에 적용할 수 있는 한정판 모델이 인기다.
기아자동차가 21일 5000대 한정으로 출시한 `K7 리미티드 에디션`은 영업 6일 만에 1512대가 팔렸다. 한정판으로 내놓은 5000대는 12월 중순경 완판될 것으로 기아차는 기대했다. 지난 10월 K7 한달간 판매량은 3911대로, 한정판 모델은 K7 전체 트림 한달 판매량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더욱이 경쟁차종인 현대차 그랜저가 출시된 직후인데도 불구하고 한정판 인기가 계속되고 있어 화제다.
K7 리미티드 에디션이 인기가 높은 이유는 인기가 높은 최선호 옵션과 고급 사양을 추가하면서 실질적으로는 가격을 낮췄기 때문이다. 스타일 패키지와 헤드업디스플레이 등 인기 옵션과 풀 LED 헤드램프나 전동식 세이프티 파워트렁크 같은 고급 사양을 추가했다. 기본 트림에 비해 200만원이 높은 가격이지만 추가된 모든 사양 가격을 감안하면 오히려 110만원 인하된 효과를 낸다.
서보원 기아차 이사는 “한정판 가격은 기존 모델보다 비싸지만, 추가된 사양을 비교해 봤을 때 가성비가 높다”면서 “외관도 차별화되는 요소가 많은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정판은 고객 수요와 맞어 떨어졌을 때 엄청난 효과를 낸다. 지난해 11월 쏘나타 30주년 한정판 300대는 독특한 색깔 덕에 불과 3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한정 모델은 가성비가 좋고 희귀성이 높을수록 인기가 많다. 기본 모델을 출시한 이후 식상해질 때 한정판은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경쟁 모델이 나왔을 때 한시적으로나마 스페셜 모델을 내놓으면 경쟁차종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한정판 전략은 고급차 브랜드가 차별화 포인트나 특별한 회사 이벤트에 활용되기도 한다. 올 해 신차가 많지 않은 BMW는 한정판 모델이나 스페셜 에디션 등의 모델을 활용해 인기몰이를 했다. 특히, 차별화된 성능을 원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고성능 시리즈 M 시리즈에는 한정판 외장 컬러를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차급별로 100주년 기념 모델들을 출시해 차별화했으며 신형 5시리즈 내년 출시에 앞서 5시리즈 상품성을 높인 스페셜 에디션, 프로 에디션 등을 내놓았다.
올해 75주년을 맞은 지프도 올 초 전체 라인업에서 75주년 스페셜 에디션을 공개한 이후, 순차적으로 스페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