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신형 그랜저(IG) 택시도 출시했다. 신차 출시와 함께 액화석유가스(LPG) 택시 모델까지 내놓은 것은 이례다.
현대차는 신차 효과와 고급 이미지 관리를 위해 택시는 시간이 지난 뒤 출시해 왔다. 그랜저 택시로 SM7 택시에 빼앗긴 중대형 택시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포석이 깔렸다.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IG는 지난 22일 출시와 동시에 택시 모델도 판매에 들어갔다. 그랜저 택시는 기아차 K7, 르노삼성차 SM7 등과 중대형 택시 시장에서 격돌한다.
그랜저 택시는 3.0 LP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 235마력(ps), 최대토크 28.6㎏f·m에 복합연비 7.6㎞/ℓ(17인치 타이어, 구연비 기준 7.8㎞/ℓ)를 달성했다. 고강도 경량 차체에 핫스탬핑 및 구조용 접착제를 확대 사용, 기존차 대비 차체 강성이 약 23% 향상됐다. 또 사이드 에어백, 운전석 무릎에어백, 커튼에어백 등 9에어백 시스템을 갖췄다.
택시 차량이지만 고급 편의 사양도 갖췄다. 8인치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전동 조절 시트, 앞좌석 통풍·열선 시트, 동승석 워크인 스위치, 전동식 뒷좌석 후방 커튼 등 다양한 옵션도 선택할 수 있다. 시판 가격은 △일반택시 2560만원 △모범택시 2830만원 △VIP 패키지 2930만원 등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의 그랜저는 고급 이미지를 내세운 중대형 차량이지만 그랜저IG는 30~40대 고객을 주요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중의 인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택시는 판매량 증대와 노출 증대를 동시에 노릴 수 있어서 발 빠르게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그랜저가 중대형 택시 시장에서 다시 1위 자리를 꿰찰 것으로 내다봤다. 중대형 택시 시장은 월 평균 350~400대 규모다. 당초에는 그랜저와 K7이 양분했지만 지난 7월 르노삼성차가 SM7 택시를 내놓으면서 시장 판도는 바뀌었다. SM7 택시가 업계 1위로 올라서고 그랜저는 최하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SM7은 저렴한 가격과 넓은 트렁크 공간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SM7 판매 가격은 경쟁 모델 대비 117만~145만원 낮게 책정됐다. 또 도넛 형식의 가스통을 장착, 트렁크 용량이 가솔린 모델(487ℓ)의 85% 수준인 414ℓ다. 실린더형 탱크를 장착한 경쟁 차종(250ℓ)보다 공간이 65.6% 넓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그랜저가 모델 노후화와 신차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판매량이 줄면서 택시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면서 “SM7 택시가 2.0 LPi지만 그랜저는 3.0 LPi로, 높은 배기량에 따른 주행 성능이 강하고 첨단 사양을 장착하고 있어서 택시 시장의 선두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